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현재는 제네바에 위치한 유엔환경계획(UNEP) 녹생경제이니셔티브팀(www.unep.org/greeneconomy)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주헌 씨(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석사과정)가 기고한 글을 이곳에도 공유합니다.

현재 유엔거버넌스센터 청년홍보위원장의 역할도 겸하고 있는 김주헌 씨는 2009년도 환경부의 국제환경전문가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한국에서 세계를 품다: 국제대학원에 도전하라>(에딧더월드) 대표저자이기도 한 김주헌 씨의 블로그는
www.climatechangeupdate.org 트위터는 @juhernkim입니다.



유엔거버넌스센터(UNPOG)

-      대한민국 유엔 활동의 중심, 거버넌스를 실험하다

 

김주헌
연세대 국제대학원 석사수료
유엔거버넌스센터 청년홍보위원장(現)
UNEP 제네바사무소 인턴(現)



대학원 학업에 지친
2008년 어느 가을. ‘국제학이라는 학문을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한국의 인프라에 대해 한탄을 하던 중, 흥미 있는 공고를 보았다. 유엔거버넌스센터? 그 때만해도 United Nations Governance Centre라는 영문 명칭을 (현 영문 공식명칭은 United Nations Project Office on Governance) 사용하던 이 곳은, 제대로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유엔 기구인지, 연구소인지, NGO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곳인지 전혀 알 길이 없었다. 막연히 배운 것을 실현할 곳을 찾던 한 대학원생 신분으로서, 단지 ‘UN’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이곳에 지원했다. 사실, 그렇게 준비된 지원자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 필자는 2008 12월부터 2009 3월 동안 정식 인턴을 수행하고, 인턴이 끝난 후에도 지난 2009 10월 중순까지 UNPOG 청년홍보위원 활동을 하면서 UNPOG와의 끈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그렇게 오랜 기간 UNPOG라는 울타리에서 생활을 했던 것은, 단지 ‘UN’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분명 그 곳에 배울 무언가가 있었고 기회가 때문이다. 이 짧은 글에서는 현재 국내 유엔활동의 구심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UNPOG에서의 인턴 및 다양한 활동 경험을 원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의견들을 몇 가지 나누고자 한다.

 


인턴 선발

인턴선발의 경우는 웹사이트를 통해 공고를 하고, 서류전형 면접을 거치는 정식절차와, 예전 인턴 선발 시 면접에서 탈락되었으나, 주요 인력으로 분류가 된 기존 pool을 이용해 면접만을 통해 선발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내부 방침에 따라 선발 방식은 변경 가능할 것이고, 한국 사회의 특성상 인맥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가장 중요하게 준비해야 할 것은 여느 조직에 지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이 영문 이력서와 면접이다. 영문이력서는 본인의 경험과 능력에 따라 각자 알아서 준비해야 할 부분이기 때문에 따로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간략하게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중요 사건별로 나열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력서를 통해 삶의 흐름들을 연결하여 하나의 짧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면접관들이 이 지원자는 어떤 성향의 사람이라고 단 번에 알 수 있도록 말이다. 다양한 영문이력서의 사례를 많이 참고하는 것이 좋다.

면접에서는 본인의 강점을 최대한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영어실력은(Writing+Speaking) 기본이다. 이 부분은 국제기구에서 근무하고 싶어 하는 지원자가 당연히 갖춰야 할 기초적인 덕목이라고 하겠다. 그러나 UNPOG는 한국인 공무원, 외국인 유엔 직원들, 그리고 청년 홍보위원 (UNPOG에서 자원봉사로 활동하는 청년들을 지칭한다. 이들의 자세한 활동은 웹사이트에서 참고 가능하다)과 함께 일하는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특수한 거버넌스 업무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본인이 한국인 공무원들을 보조하는 것이 능한지, 외국인 유엔직원과 커뮤니케이션에 능한지, 혹은 청년 홍보위원들과 어떤 업무를 같이 추진할 수 있는 지 등을 잘 고려해서 면접 시 자신의 강점, 즉 조직에서의 활용도를 나타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영어를 조금 못한다고 해서 (물론 잘 할수록 좋다),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직장 경력을 살려 한국인 직원들을 보좌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고, 경력이 있었지만 인턴으로서 허드렛일부터 다 할 수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물론, 기본적인 영문 문서 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은 대학원 때 만들었던 영문 잡지를 통해 홍보했고, 영어 면접도 통과했다..

 


굽혀야 펼 때가 있다
!

 

"사나이는 자기를 굽힘으로써 자신을 펴는 걸세.

펴고 있는 사람들 중에 자기를 굽히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는가?

사람이라면 이 굽힐 굴()과 펼 신() 두 글자를

마음속에 새기고 반복해서 그 뜻을 헤아려야 하네."

 

- 옌전(閻眞), '창랑지수(滄浪之水)'

 

위의 중국 고사는 인턴직을 수행하려는 젊은 분들에게 좋은 교훈을 준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의 표현 중 사나이라는 남성 중심적 표현은 옛 글이라는 점에서 너그러이 넘어가도록 하자.) 한 마디로 말해 인턴은 인턴이다. 인턴으로 들어가면서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거나, 정직원이 되는 것처럼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일을 하려는 분들이 간혹 있는 데 그런 환상은 진작부터 버리고 몸을 낮추는 것이 좋다. 물론, 자신의 의견을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피력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인턴은 큰 조직 중 의사결정권이 없는 조직도 상 가장 말단에 위치한 인력이다. 특히 유엔 본부의 경제사회이사국(UNDESA)에서 큰 결정을 내리고, UNPOG의 원장, 외부 파견인력과(외국인), 그리고 행정안전부의 협력을 통해 세세한 결정이 내려지는 구조를 고려했을 때, 관료제의 특성상 한 결정을 내리는 데 얼마나 많은 노력과 거버넌스가 필요한지는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인턴이 무엇을 주도할 수 있는 일은 실질적으로 없다. 주눅들 필요는 전혀 없지만,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을 존중해야 배울 수 있는 것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우스갯소리지만, 참고로 필자는 사기업에서의 경력이 있다 보니, 더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해 괜히 고민을 한 적이 많았다. 인턴의 신분을 가끔 망각한 적이 많았던 것이다.)


         어쨌든
,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합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들어가서는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점점 일의 중요도를 늘려 나가는 것이다. 한 가지 조언은 자신이 보조하는 직원의 업무를 덜어 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인정받을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필자는 간단한 사무보조 업무부터 사업계획서에 참여하는 등 주어지는 일을 가리지 않고 하려고 노력했으며, 2007 12월부터 2008 3월까지 3개월의 인턴계약기간이 끝나고 계약 연장을 요청 받았지만, 개인 및 센터의 사정으로 더 일을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후에 청년홍보위원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다시 UNPOG에서 간접적으로 일을 했으며,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지금도 UNPOG의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참고로, 필자는 현재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데 얼마 전, UNPOG로부터 깜짝 선물까지 받았다.)

 

네트워크

전 단락의 마지막 문장을 유심히 읽은 사람이라면, UNPOG가 지금 어떤 곳인지 조금 눈치 챌 수 있을 것이다. 인턴이 끝난 지 1년도 더 지났지만, 아직도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UNPOG의 네트워크가 얼마나 끈끈한 지를 조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UNPOG 출신 인턴 및 청년홍보위원들은 그 업무의 종료와 상관없이 프로젝트별로 만나고 공동으로 일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것은 앞서 말한 UNPOG의 관료제적 특성을 보완할 수 있는 UNPOG만의 강점이기도 한데,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 지는 사실 얼마 되지는 않았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 (Governance)를 다루는 기관답게 내부적으로 자발적인 네트워크 형성의 본보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UNPOG는 청년홍보위원, VISIT UNPOG, MEET UNPOG 등의 다양한 실험적인 활동을 통해 그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 주었다. 한국적 토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하관계도 아니요, 그렇다고 무질서한 분위기의 조직도 아니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젊은이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면서 행사를 조직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장()이다.

 

국내 유엔 활동의 구심점

   유엔활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UNPOG는 지난 2009 10 23일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열린 유엔의 날 행사를 주최하며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유엔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규모는 작지만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위치한 유엔경제사회이사국(UNDESA)의 산하기관이고, 유엔 사무부총장을 행사에 초대할 정도로 파급력이 있는 기관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 대사 및 유엔대사를 지낸 최종무 원장, 설립 초기에 입사해 근속년수로는 UNPOG 최고참으로서 UNPOG의 실무를 이끌어 온 김정태 홍보담당관은 현재의 여러 변화의 중심에 있다. UNPOG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네트워크,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 유엔 경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조직이 작다 보니 높은 직책의 분들과 지근 거리에서 일을 하며 인맥을 쌓을 수 있다는 점, 청년 홍보위원 활동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유엔 프로젝트를 경험함으로써 본인이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를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한국에서는 얻기 힘든 유엔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겠다. 더군다나 UNPOG 내의 정직원들은 모두 경험이 상당하고 방대한 인적네트워크를 가졌기에 내부에서 네트워크를 잘 한다면, UNPOG 이후 경력개발을 하는 데 있어 의미 있는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유엔과 행정안전부가 맺은 국제 조약을 기반으로 탄생한 UNPOG. 앞으로 유엔기구라는 국제성과 한국적 토양의 특성을 얼마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융합시킬 것인지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그 이름처럼 거버넌스에 달렸다고 하겠다. 유엔, 국내에서의 국제활동, 그리고 거버넌스를 실제 경험해 보고 싶은 젊은이들은 UNPOG의 단기 인턴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짧은 기간 동안 적은 보수를 받으며 일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함과 동시에, 다양한 거버넌스 실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유엔의 복잡한 구조에 대해서도 공부하면서 UNPOG에서 본인의 경력개발을 위한 최대한을 얻어가길 바란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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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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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허성용 2010.02.18 17:23 신고

    잘 읽어보았습니다. 생생한 경험을 자세하게 써주셔서 관심있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