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가정신 수업이 드디어 9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17개 국적의 40명이 참여하는 Hult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의 사회적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과정의 첫 개척자들인 셈이다. 이제 일주일 동안 약 4개의 수업을 시작했는데, 생각하면 할 수록 참 잘왔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벌써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시작하는 몇가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고, 동료들의 적극성이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나는 Social Entrepreneurship Review(가칭)라는 Journal을 만드는 작업을 함께 하고 있다. 이번 월요일까지 학교에 프로포절을 내야하는데, 좋은 결과가 있을 듯 하다. national chapter를 가져서, 특정 국가의 내용도 들어가고, 또한 해당 내용과 세계 최초의 사회적기업가정신 프로그램의 콘텐트를 활용해서 국가별로 Social Entrepreneurship School (SES)를 출범할 아이디어도 개발해가고 있다. 우선 블로그에도 가능한 대로 수업의 현장을 시리즈로 공개해볼 생각이다. 피터 드러커가 평생을 대학교 교수로 남아있엇던 이유는 바로 "가르칠 때 비로서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였다. 나 또한 내가 배운 것을, 블로그의 가상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연습을 통해, 보다 깊은 학습을 하기를 기대해본다.

<Mental Toughness>
사회적기업가정신의 첫 수업은 Mental Toughness였다. 시작 5분 전에 도착하니 많은 친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맨 앞 줄 좌석이 비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겠지. '첫 수업, 첫 자리'를 택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주도적이고, 역동적인 공부를 하겠다는 결심을 표현하고 싶어, 맨 앞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한국어로 '정신적 강건함' 또는 '정신 스테미너'라고 해석할 수 있는 이 수업이 사회적기업가정신의 가장 첫 수업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했다. 기업코칭 전문가로 일하는 Judith Krichesfski는 우리에게 "당신이 Mental Toughness'를 가져야만 했던 시기는 언제입니까?"라고 물어왔다. 살아가면서 다양한 삶의 이슈와 마주치게 되는데, 그런 이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인 강건함이 없이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Mental Toughness'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물어왔다. 한국이나 외국이나 첫 수업 첫 질문에는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는 것 같다. 다들 손을 들지 않는다. 이럴 때 내 특기가 나온다. 국제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도 첫 질문시간에 질문하는 연습을 하지 않았던가? 첫 질문을 한다는 것은 상징적인 제스처이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정신적 강건함을 저는 우리 매일매일 삶이 요구하는 현실적인 요구들을 처리해나가는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다. 강사는 칠판에 내가 내린 정의를 적어놓고서 다른 학생들의 생각도 초대했다. 어떤 이는 '현실의 요구' 대신에 성공(success)라고 했고, 유연성(versility), 균형(balance)라는 답변도 나왔다. 강사는 스티브코비가 '성공하는 사람들의 8가지 습관'에서 말했던 'Sharpening Your Soul'을 소개하면서, 우리 삶이 행복이나 성공 등 개개인이 추구하는 어떤 목표 등 그것은 자신의 정신 또는 내면의 강건함이 없이는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신이 정의내린 mental toughness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The quality which determines in large part how people deal with stress, challenge and pressure, irrespectivve of prevaling circumstances.

Mental toughness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개개인이 내는 성취에 약 25%의 영향을 준다고 했다. 즉, 내면이 강한 사람은, 아무리 외적인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보다도 최대 25%의 프리미엄을 가지고 경쟁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behavior, wellbeing, aspirations, employabilty 등과도 연계성을 가진다고 한다. '왜 누군가는 성공하고, 왜 누군가는 허덕이는지'를 mental toughness가 상당부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사는 말했다. 어떤 사람은 조그만 시련, 좌절, 장애물을 만나면, 곧 포기하기도 한다. 반면 어떤 사람에게는 장애물, 극단적 환경이 오히려 열정의 맥박을 뛰게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사회의 '첨단' 문제들을 고민하는 사회적 기업가정신에게 있어 이러한 mental toughness는 따라서 필수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 우리 수업의 첫 과정이 mental toughness을 이해하고, 개개인을 평가해보고,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것이었는지 이해가 비로서 가기 시작했다.

나는 한 동안 개개인마다 나타내는 성취가 다른 이유를 '실천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들어보면 현혹되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도 만나봤다. 처음엔 무척 솔깃했다. 엄청난 자금력과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정말 멋진 프로젝트의 시작이 임박했다고 느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이야기도 들려오지 않았고, 당사자들에게서는 또다른 '멋진 아이디어'의 말의 향연이 시작되는 걸 보고 놀란적이 있다. 그 이후로 아무리 멋진 아이디어를 누군가 말하더라도 나는 동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이디어보다도 자신의 생각을 작게라도 시작하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을 집중하게 되었다. 자신이 그렇게 위대한 아이디어라고 느낀다면, 먼저 그 아이디어의 주인공(즉, 실천자)이 되어야 한다. '이건 정말 위대한 아이디어이니깐, 자금을 지원해주세요... 함께 해주시지 않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그 사람도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뜻일 수 있다. 사회적 기업가란 먼저 자신이 내논 아이디어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이다. 비록 그 아이디어가 현실성이 없고, 주위의 비웃음을 산다 하더라도, 그 사람만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품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먼저 도전과 모험을 요청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가 도전과 모험을 하라.

강사는 Mental Toughness에 4가지 요소로 Challenge, Control, Committment, Confidence 등의 4C를 손꼽았다. '도전을 기회로 인식하는가?' '불안감을 컨트롤할 수 있는가?' '자신이 약속한 것을 지속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가?'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서로에 대한 경험을 나눠보라고 유도했다.

나의 Mental Toughness 검사결과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우리들은 온라인으로 Mental Toughness Quotinent 검사에 참여해야했고, 수업이 끝날 무렵 각자의 분석결과를 받아볼 수 있었다. 최소 1~ 최대 10의 지표가 있었는데, 'overall mental toughness'는 7점을 받았다. 그리고 하위지표로 Challenge, Commitment, Control, Life Control, Emotional Control, Confidence, Confidence in abilities, Interpersonal Confidence 등이 있었다. 흥미롭게도 내가 최고점인 10점을 받은 부분은 Confidence in Abilities 부분이었다. 이 영역은 '스스로를 가치있게 여기며, 삶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가지며, 실수를 하더라도 그것이 스스로를 낙담하지 않게 한다'라고 설명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회적기업가정신과 관련해서는 Confidence in Ability는 '비슷한 능력을 갖추었지만 낮은 자신감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너무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self-belief)를 갖춘 상태'라고 나타났다.  

내가 나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 데에는 종교를 가진 배경이 많이 작용했다. 나의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 많은 열등감이 있었다. '나는 과연 가치있는 존재일까?' '친구 중에 과연 누가 나를 그리워나할까?'라는 생각에 고3때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와 함께 극히 염세적인 신세한탄을 한 적도 있다. 그러다가 크리스천이 되면서, 내가 스스로에게 가진 자아상의 일대 혁신을 경험하게 됐다. 내가 왜 가치있는 사람인지 납득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감과 열등감은 종이 한장 차이라고 했던가? 그 이후로 나는 무척 긍정적이고, 도전을 즐기는 성향이 되었다. 혁신도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서부터 시작되듯이, 내가 가진 비주류적인 상황들(한국사를 전공으로 가진 배경 등)은 나에게 또한 '안정'이냐 '변화'냐를 놓고 고민할 때, 대부분 '변화'를 택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반면, 여러 지표 중에 낮은 점수가 나온 부분은 Interpersonal Confidence였다. 무려 4점이었다. 이런 나에 대해 보고서는 '당신은 그룹에 속해 있으면 편안함을 느끼지만, 뭔가 말할 게 있더라도 항상 그것을 말하는 편은 아니다. 어떤 때는 상황을 주도하길 원하지만, 어떤 때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할 때 보통 중요한 역할을 맡지만, 다른 사람이 말하고 생각하는 것에 민감한 편이다.' 그리고 처방으로는 '뭔가 말할 것이 있을 땐, 그것을 말해보라'였다. 쉽지만, 내겐 어느 정도 도전적인 주문이다. 

물론 다양한 환경의 경험과 훈련을 통해 나는 다른 어떤 사람과 굳이 비교해도, 적극적인 편이다. 질문이나, 과감한 제안, 저돌적인 추진력들은 오히려 내성적인 내가 생각해도 특이한 성향들도 있다. 하지만, 뭔가 말을 해야할 때 그것을 말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것은 내가 진지하게 생각해볼 부분이다. 어떤 분과 어떤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하면서, 내가 잘못한 부분들을 지적받은 적이 있었다. 그 부분을 집중하고, 내가 왜 그랬을까에 몰두하느라 '너는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뭐라고 생각해?'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딱히 대답할 것이 없었다. 없었다기보다는 앞에 평가에 나온 것처럼 그것을 말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본다. 

사회적기업가는 흔히 모든 사람들에게 이해를 받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계획, 비전을 이야기하면 모든 사람의 동공이 확장되는 것도 아니다. 많은 경우 경계심을 드러내는, 동공이 축소되는 것이 정말 확실히 느껴질 때도 있다. 그리고 혁신일 수 있지만, 실패할 확률도 높고, 그러다보면 필연히 함께 하는 사람들과 더욱 진실되고 빈번한 대화와 의견교환이 필요하다. 그런 대화가 항상 편하고 긍정적인 내용으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불편한 마음, 자신이 느끼는 뭔가 불편한 상황들을 정확히 짚어낼 필요도 있다. 사회적기업가로 성장해가려는 내게 이번 수업은 다시금 내게 도전과제를 일러준다.

(To be continued) 

김정태 최근 영국 런던에 위치한 Hult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에서 세계 최초의 '사회적기업가정신'(Social Entrepreneurship) 전문 석사과정에서 즐겁게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인도네시아 출신 동기들과 함께 가칭 Social Enptreneurship Review의 창간을 준비하고 있고, 11월 비엔나에서 그라민그룹 주최로 열리는 2011 Global Social Business Summit에 동기들을 전부 데려가는 프로젝트를 위해 '회사 로고가 박힌 T-shirt를 입고 컨퍼런스 참석하기' 아이디어로 관심있는 회사의 재정지원을 받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또한 솔라파워(solar power)를 활용한 비즈니스모델을 런칭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석사과정에서의 학습과 경험, 이야기를 담은 <사회적기업가정신 핸드북>이란 책을 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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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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