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Social Innovation 수업은 지난주 교수님이 직접 하나씩 전달해주며 화두를 던 진 "이 콜라캔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에 대한 각자의 고민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러한 방식을 Frugal Innovation(사소한 혁신)이라고 부르는데, 결론적으로 이러한 익숙한 사물과 흔한 자원의 재발견, 재활용, 재창조야말로 '혁신의 DNA'를 후천적으로 획득하는 의미있는 훈련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콜라 캔으로 어떤 혁신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동기들의 엄청난 이야기들에 저는 수업과정 내내 입이 벌어져서 놀라기만 했습니다. 그 중에 몇 개를 나누어드리겠습니다. (너무 자세히 나누면 copyright에 저촉되므로..^^)

  • 빈 콜라캔은 계량형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330ml인 보통 콜라캔은 용량에 맞추어 잘라내서, 음식점 등의 다양한 요리를 쉽게 계량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 빈 콜라캔은 잘라내서 컵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 빈 콜라캔을 잘라내 속으로 뒤집으면 알루미늄이 빛나는 팔찌/반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 빈 콜라캔의 밑 부분에 송송 구멍을 뚫으면 후추/소금 통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 빈 콜라캔을 길게 잘라내서, 마치 직조를 하듯이 만들면, 열약한 지역에서도 근사한 지붕대용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반짝이는 알루미늄의 특성을 이용해 멋진 팔찌와 반지를
만들어와 모두를 놀라게 한 프리실라(멕시코)


콜라캔을 프레임으로 만들고, 유효기간이 지난 말라리압방지 모기장을 뜯어내서
아프리카 등지에 창문이 없이 방치된 '통풍구'에 적용될 틀을 만든 스콧(미국)



유연성이 돋보이는 콜라 캔을 뒤집고 두드려서 스푼 형태로 만든 샤다(이집트)
이건 검안검사를 할 때 눈을 가리는 '검안기'로도 손색이 없는 멋진 적정기술인 듯!


그렇다면 저는 과연 어떠한 아이디어를 도출해냈을까요? 저는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에 심취한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초점'과 '스케일'을 나타내는 아이디어입니다.

개발도상국에 작은 밭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드립관개시스템'(drip irrigation system)입니다. 콜라 캔에 작은 구멍을 뚫고, 이를 연결해서 밭/작물 위에 놓으면 자연스럽게 방울이 떨어져 작물을 적셔줍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드립관개' 방식은 물사용을 30~70%나 감소시키고, 작물재배 효과는 50% 이상이라고 알려졌습니다. 버려진 콜라캔으로.. 이런 효과도 가능하겠죠?



두번재 아이디어는 빈 캔을 빗물(rainwater)를 받는 도구로 활용하는 겁니다. 이무영 교수님(서울대 빗물연구소)에 따르면 '빗물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는 시기에 빗물(내리기 시작한 후 20분 후면 제일 좋습니다)을 받아서, 이를 께끗하게 뚜껑을 닫고, 시원한 곳에 보관하면, 대용량 빗물저장소에 보관하는 것보다 신선도와 장기저장이 쉽게 됩니다. 이를 팔 수도 있고, 필요한 만큼 휴대하며 마실 수도 있겠죠.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모두들 놀랍습니다. 저도 사실 '콜라캔'을 가지고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어?라고 초반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거든요. 교수님은 콜라캔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콜라캔이 가지는 다양한 특성에 집중할 수록 활용도가 더 많이 도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콜라캔과 같은 알루미늄 캔이 가지는 몇 가지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무엇인가를 담을 수 있는 용기(container)의 특성
  • 알루미늄 재질로서 녹이 슬지 않는다
  • 유연성있는 재료로서 손으로도 가공이 쉽다
  • 칼러풀한 재료로서 예술적인 가공이 가능하다
  •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다

또한, '콜라캔'에 집중하지 말고, 위와 같은 특성을 가진 'resource'(원재료)로 시각을 확장하면서,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가 아닌 "어떤 당면한 (해결할) 이슈가 있는가?"에 집중할 수록, 생각하지도 못했던 혁신이 나올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물문제가 심각한 지역에서 물문제에 집중할 수록 '콜라캔'으로 할 수 있는 물과 관련된 콘텐츠가 쉽게 나올 수 있겠습니다.


이런 방식은 저번 포스팅에서 언급한 PlayRethink라는 디자인씽킹 도구에서 활용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써서 작동되는 토스터기를 만들어보세요"라는 질문에 자신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그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기에 꽂는 것이 아닌, 태양열로 굽는 식빵.. 생각만 해도 고소하고 맛있지 않을까요? 한국에 가면 몇 가지 진행할 프로그램으로 이러한 '디자인씽킹을 통한 소셜혁신'(Social Innovation through Design thinking)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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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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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신지혜 2011.11.29 11:06 신고

    문제점에 매달리는게 아닌,, 보이는 모든곳에서 기회를 찾는 "창의성"을
    배우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원진혁 2011.12.28 19:45 신고

    '콜라캔'에 집중하지 말고, 위와 같은 특성을 가진 'resource'(원재료)로 시각을 확장하면서, "이것으로 무엇을 할까?"가 아닌 "어떤 당면한 (해결할) 이슈가 있는가?"

    이 부분이 정말 와닿네요! 또 하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