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안철수의 생각'을 손에 집어서 집과 학교를 오고가는 길에서 대부분을 읽고, 나머지는 집에 와서 다 읽게 되었다. 그가 말하는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가는 해법에 대한 흥미로운 관찰이었다. 


드는 생각은 세계관이야말로 무척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다. 다양한 그의 구체적인 견해 하나하나를 파고들기 전에 그에게서 일관성있는 세계관이 보였다. 그러한 세계관으로 볼 때 그가 말하는 대기업, 복지, 교육, 이주민 정책, 경제정책 등은 정말 당연한 견해라고 보였다.


공존과 공생의 가치. 

투명성과 과정에의 중시. 

약자이기에 더욱 필요한 기회의 제공.

공평한 규칙과 공정한 룰.

그리고 인간의 삶과 인간사회에 대한 상식.


누구나 절대적으로 반대하지 않을 세계관이지만 이러한 세계관을 자신의 신념으로 무장한 사람은 또 드물다는 것이 삶의 아이러니다. 게다가 이러한 신념을 정책으로 구체화하려는 자를 다양한 수식어와 기득권의 논리로 방어하는 모습도 보인다. 


개인적이자 현실적인 의견은 안철수 원장님의 역할이 지금의 그것처럼 '기존 체제에 긴장감을 통해 변화를 유도하는 구심점'으로 남기를 바라지만, 시대적이자 이상적인 생각은 그가 실제로 그가 말하는 세계관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는 그의 세계관이 현재 주류사회와 비교할 때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갈등이 고민된다.





책 곳곳에 밑줄을 쳤지만 그 중에 특별하게 개인적인 관련이 되어 있는 곳에서 짠한 감동이 있었다.


또 희망제작소의 사회적 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에서 강의도 하면서 '사회개혁'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당시 학교 안팎의 빡빡한 강의 일정 외에 사회적기업가 프로그램을 위해 대전에서 서울을 매주 두번씩 오가면서 정신없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 <안철수의 생각> 중,  47페이지 


그 프로그램에 마침 내가 있었다. 2009년 희망제작소의 '소셜디자이너스쿨'(Social Designers' School)을 수강할 때, 다른 기수와는 다른 부분이 안철수 교수님이 전 과정을 직접 주관하셨다는 부분이었다. 주중 2차례 교육과정이 진행되었는데, 그는 대전에서 서울을 오가며 우리에게 '기업가정신'이란 무엇인지를 감명있게 나누어갔다. 그 결과 나는 '에딧더월드'라는 사회적출판 실험을 시작했고, 결국에는 사회적기업가정신 석사과정으로 작년 런던에 와서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유학을 앞두고선 <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겐 필요한 것은>을 읽으며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결정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라는 구절을 되뇌이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이런 고민을 상담드리며 추천서를 부탁했을 때도 흔쾌히 답장과 함께 학교별로 구체적인 조언을 전달해주셨다. 직장을 그만두고 유학을 결정하는 것은 그가 말했듯이 정말 '큰 용기'와 '큰 결심'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MBA 지원에는 큰 용기가 필요한데, 큰 결심을 하셨군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당연히 써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0.12.20)


빡빡한 일정 가운데서도 '기업가정신'의 발현을 위해 대전과 서울을 오가는 시간을 투자해주셨고, 그 덕택에 나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급격하게 변했다. 나 역시 특별하게 분주했던 시기의 직장을 오가면서 참석을 하다가 입술에는 구상포진이 생겼고, 광화문까지 가다가 한번은 이대로 가다가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기억도 난다. 


그 분의 영향 때문일까. 나도 객관적으로보면 효율적이지 않을 것 같은 만남이나 강의, 워크숍을 기획하고 진행한다. 개개인의 요청에도 가능한 응해 1:1 만남을 가진다. 효율성의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겠지만, 그것이 사실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때문이다. 한 사람이 변하게 하는 것. 한 사람이 필요한 용기를 얻고, 그 사람이 적절한 조언과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는 것은, 우리에게 필요한 바람직한 또 하나의 세계관이 생겨나는 놀라운 기적이다. 


'안철수의 생각'이란 책이 바로 그런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안철수란 사람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이 훗날 자랑스러운 회상이 되고, 그와 직접적인 작은 만남의 계기도 있었던 것이 훗날 손자손녀에게 들려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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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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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진수 2012.08.14 15:58 신고

    마지막 부분에 언급하신 원맨비전에 대한 내용이 가슴을 뛰게하네요^^ 올바른 세계관을 갖기위해, 그것을 전수하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2.08.30 23:45

    비밀댓글입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2012.09.01 01:06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