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내서각)


제가 글을 쓰는 '단호글방' 돈암동 제3호점이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단호는 저의 일종의 '호'이고, 글을 많이 쓰는 저를 위해 아내가 '단호글방'이란 멋진 말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럼 1호점과 2호점도 있었겠지요? 


그렇게 2010년경에 탄생한 최초의 '단호글방'은 서부이촌동에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종이상자를 재활용해서 장식과 글을 정성스럽게 적어주어 팻말까지 만들어주었지요. 이 공간에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를 비롯해 <최신 UN 가이드북> <유엔에서 일하고 싶어요> 등의 책을 썼고, 그래픽노블 <엑시트운즈>와 세계은행의 만화 <SOS 지구마을 구출작전> 등을 번역했습니다. 


늦게 퇴근하고 집에 와서 서재에 앉으면 얼마나 편했던지. 글을 쓰던 재미가 솔솔 넘쳐나던 시절이 바로 이때 '단호글방 제1호점' 시절이었습니다. 집 규모에 비해 책이 너무 많아져 책장에 꽂지 못하고, 선반 위에 쌓아만 놓았던 그 때가 기억이 납니다. 


단호글방(서부이촌동 제1호점)


2011년 9월~2012년 9월까지 런던에서 유학을 할 때도 저 팻말을 잊지 않고 가져가서 '단호글방'(런던 제2호점) 시대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팻말을 두고 찍은 사진을 찾을 수 없지만, 이곳에서 작은 넷북을 가지고 아내와 아들이 자고 있는 한 칸 방에서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정의란 이런 것>,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공저), <인간중심의 기술 적정기술과의 만남>(공저) 등을 썼고,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시리즈라 할 수 있는 <청춘을 아껴봐>까지 완성을 지었던 공간이었습니다. 


런던에서도 유학을 하면서 참 많은 글을 썼는데, 이때 시작한 글 중에 아직 완성이 되지 못해 곧 완성을 기다리는 책들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다그 하마르셀드의 삶과 국제정치> <지금 고독해야 미래에 외롭지 않다> <밥 피어슨과 월드비전> 등이 있습니다. 제3호점에서 완성이 되겠지요?^^ 


한국에 돌아와서 새롭게 정착한 돈암동 집의 '단호글방'(제3호점)은 앞서의 1호점, 2호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늘어난 장서로 인해 내서각과 외서각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외서각은 말 그대로 서재 밖의 거실에 위치한 책장에 위치한 책들로 구성됩니다. 다수가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있었던 책들입니다. 


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외서각)


반면 내서각 런던에서 가져온 책들과 자료, 그리고 최근 제가 집중해서 관여하고 있는 영역의 책이 분야별(적정기술, 디자인, 사회혁신, 사회적기업가정신, 창의사고력 등)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외서각에는 과거의 추억과 손때가 묻혀져 있고, 내서각에는 최근 저의 관심과 글감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어 기분에 따라 방문하는 곳이 다릅니다. 아래 내서각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맞은편과 아래에도 책장이 있어 방의 3면이 다 책장으로 둘러싸인 곳이 바로 내석각입니다. 이곳에서 앞서 말했던 미완의 글과 책들이 완성될 것이고, 또 새로운 책들이 기획되고 작업이 되겠죠? 



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내서각)


계속 늘어날 것만 같은 단호글방(제3호점)이 마냥 확장될 것만은 같지 않습니다. 바로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난 것인데요, 저보다 확장 속도가 빠른 문어발식 서재인 아들(김한결)의 서재입니다. 거실에 있는 외서각의 맞은편에 자리잡은 이 친구의 서재는 처음에 4칸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9칸을 다 쓰고 있고, 나중에는 외서각의 칸도 슬금슬금 장악하지 않을까 의심이 듭니다. 결국 그런 때가 오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매각을 하거나, 바자회 등에 책을 조금씩 빼야겠죠?  



단호글방 외석각의 맞은편에 개업한 '리틀단호글방'의 주인장 김한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경쟁자에게 제 '단호글방' 제3호점의 외서각이 밀려나고, 또 내서각이 이 친구의 장난에 흩어지더라도 마냥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 저의 '단호글방'이 몇 호점까지 계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들의 이름으로 된 서재가 계속 이어나갈 것이기 때문이죠.


'서재가 있는 방이 있는 사람은 영혼이 있는 집을 가지고 있다'라고 누군가 말을 했다죠. 어떻게 보면 흔하고 흔한 책상과 서재이지만, 그 공간에 의미를 두고, 이름을 지어서 '단호글방'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내용을 각색으로 '단호글방 이야기'라는 동화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혼자 흐믓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서재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있다면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어떨까요?

아직 없다면 2013년의 꿈과 목표 중 하나로 해보면 어떨까요? 분명 삶에 큰 활력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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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셜앙터프러너 단호비전 Trackback 0 : Commen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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