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에서 <인재의 탄생>(가제) 6부작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특별히 3부 '스펙이라는 거짓말'의 기획과 연출에 저도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3부는 실제 선발된 취준생들이 다양한 과정과 실험에 참여하면서 '스펙이 아닌 역량'을 개발하면서 '레알 인재의 조건'을 파악해가는 

흥미로운 구성이 될 예정입니다.


2010년 저술했던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책이 2013년에도 계속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 사용되어 기쁠 따릅니다. 


이에 용기있게 참여할 분들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그럼 프로그램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EBS 교육대기획 ‘인재의 탄생’에 참여해 주실  취준생 여러분을 찾습니다!


   ◆ 프로그램명 : EBS 교육대기획 ‘인재의 탄생’(가제) 


‘인재의 탄생’은 진정한 인재의 조건과 그 인재를 제대로 키우기 위한 대학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고, 대한민국 사회에 올바른 인재상을 제시하고자 하는 6부작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입니다. 



       그 중 3부에서는, 

       굴지의 대기업과 교육계 그리고 인재양성회사 등 

       미래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을 고민해 온 

       각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설계한 프로젝트를 통해, 

       ‘직(職)’을 찾는 취업준비생 여러분의 숨은 역량을 발견하고 키워 나가고자 합니다.   


  

       자신의 ‘스펙’을 진단하고, 

       더 나아가 ‘차별화 된 역량’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으신가요?

       그 기회가, EBS 교육대기획 <인재의 탄생>에 있습니다.

       열정과 도전으로 무장한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다리겠습니다.   




   ◆ 촬영일자 : 2013년 5월 말 ~ 11월 (수시 촬영)

   ◆ 방송일시 : 2014년 1월 방송 예정 (50분)

   ◆ 문의 : 박혜진 작가 / 010-2507-3099 , 02) 526-2713

   ◆ 신청서 보낼 곳 : ebsuni0120@naver.com 

   ◆ 지원기간 : ~5월 15일 (수) 

 

반드시 취업이라는 방향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고민과 열정 가득한 분들을 기다립니다.

지원서를 작성해서 보내주시면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 

적극적인 연락과 참여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인재의 탄생 지원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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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내서각)


제가 글을 쓰는 '단호글방' 돈암동 제3호점이 드디어 완성되었습니다! 단호는 저의 일종의 '호'이고, 글을 많이 쓰는 저를 위해 아내가 '단호글방'이란 멋진 말을 지어주었습니다. 그럼 1호점과 2호점도 있었겠지요? 


그렇게 2010년경에 탄생한 최초의 '단호글방'은 서부이촌동에 있었습니다(아래 사진). 종이상자를 재활용해서 장식과 글을 정성스럽게 적어주어 팻말까지 만들어주었지요. 이 공간에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를 비롯해 <최신 UN 가이드북> <유엔에서 일하고 싶어요> 등의 책을 썼고, 그래픽노블 <엑시트운즈>와 세계은행의 만화 <SOS 지구마을 구출작전> 등을 번역했습니다. 


늦게 퇴근하고 집에 와서 서재에 앉으면 얼마나 편했던지. 글을 쓰던 재미가 솔솔 넘쳐나던 시절이 바로 이때 '단호글방 제1호점' 시절이었습니다. 집 규모에 비해 책이 너무 많아져 책장에 꽂지 못하고, 선반 위에 쌓아만 놓았던 그 때가 기억이 납니다. 


단호글방(서부이촌동 제1호점)


2011년 9월~2012년 9월까지 런던에서 유학을 할 때도 저 팻말을 잊지 않고 가져가서 '단호글방'(런던 제2호점) 시대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아쉽게도 팻말을 두고 찍은 사진을 찾을 수 없지만, 이곳에서 작은 넷북을 가지고 아내와 아들이 자고 있는 한 칸 방에서 글을 썼던 기억이 납니다. 이곳에서 어린이를 위한 <정의란 이런 것>, <적정기술이란 무엇인가?>(공저), <인간중심의 기술 적정기술과의 만남>(공저) 등을 썼고,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시리즈라 할 수 있는 <청춘을 아껴봐>까지 완성을 지었던 공간이었습니다. 


런던에서도 유학을 하면서 참 많은 글을 썼는데, 이때 시작한 글 중에 아직 완성이 되지 못해 곧 완성을 기다리는 책들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다그 하마르셀드의 삶과 국제정치> <지금 고독해야 미래에 외롭지 않다> <밥 피어슨과 월드비전> 등이 있습니다. 제3호점에서 완성이 되겠지요?^^ 


한국에 돌아와서 새롭게 정착한 돈암동 집의 '단호글방'(제3호점)은 앞서의 1호점, 2호점과 다른 점이 있다면, 늘어난 장서로 인해 내서각과 외서각으로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외서각은 말 그대로 서재 밖의 거실에 위치한 책장에 위치한 책들로 구성됩니다. 다수가 런던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있었던 책들입니다. 


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외서각)


반면 내서각 런던에서 가져온 책들과 자료, 그리고 최근 제가 집중해서 관여하고 있는 영역의 책이 분야별(적정기술, 디자인, 사회혁신, 사회적기업가정신, 창의사고력 등)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외서각에는 과거의 추억과 손때가 묻혀져 있고, 내서각에는 최근 저의 관심과 글감들이 빼곡히 채워져 있어 기분에 따라 방문하는 곳이 다릅니다. 아래 내서각 사진에는 보이지 않는 맞은편과 아래에도 책장이 있어 방의 3면이 다 책장으로 둘러싸인 곳이 바로 내석각입니다. 이곳에서 앞서 말했던 미완의 글과 책들이 완성될 것이고, 또 새로운 책들이 기획되고 작업이 되겠죠? 



단호글방(돈암동 제3호점 내서각)


계속 늘어날 것만 같은 단호글방(제3호점)이 마냥 확장될 것만은 같지 않습니다. 바로 강력한 경쟁상대를 만난 것인데요, 저보다 확장 속도가 빠른 문어발식 서재인 아들(김한결)의 서재입니다. 거실에 있는 외서각의 맞은편에 자리잡은 이 친구의 서재는 처음에 4칸으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9칸을 다 쓰고 있고, 나중에는 외서각의 칸도 슬금슬금 장악하지 않을까 의심이 듭니다. 결국 그런 때가 오면 알라딘 중고서점에 매각을 하거나, 바자회 등에 책을 조금씩 빼야겠죠?  



단호글방 외석각의 맞은편에 개업한 '리틀단호글방'의 주인장 김한결.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경쟁자에게 제 '단호글방' 제3호점의 외서각이 밀려나고, 또 내서각이 이 친구의 장난에 흩어지더라도 마냥 기분이 나쁘지 않다는 겁니다. 저의 '단호글방'이 몇 호점까지 계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들의 이름으로 된 서재가 계속 이어나갈 것이기 때문이죠.


'서재가 있는 방이 있는 사람은 영혼이 있는 집을 가지고 있다'라고 누군가 말을 했다죠. 어떻게 보면 흔하고 흔한 책상과 서재이지만, 그 공간에 의미를 두고, 이름을 지어서 '단호글방'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내용을 각색으로 '단호글방 이야기'라는 동화책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혼자 흐믓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서재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있다면 이러한 스토리텔링이 어떨까요?

아직 없다면 2013년의 꿈과 목표 중 하나로 해보면 어떨까요? 분명 삶에 큰 활력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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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란 책이 2010년 3월에 나온 이후로 이제 곧 3년이 되어간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책을 쓰자는 욕심이 아니었기에 자료를 확보하고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15일 정도. 그 만큼 어깨에 힘을 빼고 진솔하게 썼던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오히려 담백하게 전달됐을 듯 하다. 


생각치 못했던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베스트셀러 진입은 그 만큼 스펙에 대한 부담감과 좌절이 팽배한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한편, 변화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내게 알려준 계기였다. 처음 책을 기획할 때 '쓸까 말까'란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런 뒷이야기는 <청춘을 아껴봐>라는 또다른 책에서 그 때의 고민과 전후사정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땅에 던져라"라는 신호 대로 세상에 던진 이 책은 참 많은 이야기를 내게 전달해주었다.


그 변화들을 시간이 되는대로 하나둘 나눠보고자 한다.


첫번째 변화는 공공기관에서 쓰는 '표준이력서'를 대치하는 '역량중심이력서'로의 변화이다. 2013년 1월말 노동고용부는 '역량기반지원서' 등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발표해 '학력' '영어' 등 스펙란을 없애고 직무별 역량에 기초한 채용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런 변화가 최소한 5년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진행된 것이다. 


연합뉴스: '스펙란' 없는 역량기반 지원서

노동고용부 블로그: 스펙중심의 입사지원서는 가라! 능력주심의 역량지원서로 평가받자! 












고용노동부의 역량기반지원서는 문제해결능력, 목표의식, 도전정신, 글로벌마인드, 조직이해능력,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대인관계형성력 등 8개의 핵심역량을 선정해 기업별/직무별 중시되는 역량을 지원자들이 함양해나가도록 설계되었다. 



변화의 시작 

왜 학생들이 스펙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문제 중 하나를 나는 그렇게 주어진 '시스템'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고, 스펙이 아닌 다른 더 중요한 것을 주목하고 그곳에 집중하게 하는 시스템적인 '넛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곳곳에서 강연을 해가며 그런 생각을 나누었는데, 마침 2010년 7월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과에서 연락이 왔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란 책의 저자로서 "청년들의 취업을 실제적으로 도와주려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제안형식의 발표를 부탁받았다. 


나는 <스펙이 아닌 스토리(역량) 개발을 유도하는 고용취업정책>이란 제목의 발표자료를 준비해갔다. 발표 내용은 3개의 '정책적인 넛지' 제안을 포함했다. 발표 현장에는 국장님을 비롯 30여명의 관련 과정 과장과 사무관 등이 있었다. 

 

역량중심_이력서.pdf

3가지 정책적인 넛지 중 하나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책에도 소개된 '역량중심 이력서'(competency-based resume)의 도입이었다. 스펙의 관점으로 쓰게 되어있는 기존의 노동고용부의 표준이력서와 별 차별점을 찾을 수 없는 자기소개서 양식을 '역량중심'으로 재편하자는 제안이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례와 이야기를 전달했고, 강연 중간과 후에 담당 과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이런 부분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변화의 실마리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믿질 못했지만, 세상의 변화는 누군가가 믿고 안 믿는 것을 떠나 있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이 한국에 시작되는데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계속될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사명을 계속 생각해본다.


역량중심으로 변할 때

한번은 한 대학교에서 워크숍을 했을 때 일반 이력서의 내용과 같이 본인의 스펙을 적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대략 3분 걸렸다. 왠만한 스펙을 기록해보니 더 이상 쓸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역량중심 이력서'를 전달해주고, 학창시절 동안 있었던 '역량' 이야기를 써보라고 주문했다. 놀랍게도 20분이 넘어도 학생들을 '시간이 부족하다'며 더 시간을 요청했다. 그리고 앞에 나와 발표를 할 때도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자신감있고 즐겁게 발표했고, 듣는 친구들도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었다.


역량중심 이력서는 이렇듯 우리에게 할 말의 기회를 돌려준다. 우리가 이야기라는 존재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고,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부여된 독특한 역량을 생각하게 해보는 '역량기반  자기소개서'는 21세기 '드림 소사이어티'의 첫 관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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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성은 2013/02/11 22:37

    형님 멋지십니다!! 새해에도 형님을 통해 더 가치있는 일들이 세상에 퍼져나가는 기쁜일들이 많으시길 소망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manthebrave.tistory.com BlogIcon manthebrave 2013/02/18 22:56

    이 책이 막 신간으로 출간됐을 무렵이 기억나네요. 생각해보면 이 책이 나온 이후 사람들의 관심사가 스펙에서 스토리로 옮겨지지 않았나 합니다. 사회를 바꾸셨네요 한 권의 책으로.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mjkim89.tistory.com BlogIcon mjk89 2013/03/16 23:58

    언제나 그렇듯, 이사님의 글을 보면 매번 배웁니다.
    이사님의 블로그를 통해 좋은 글들 잘 보고 갑니다!!



지난밤 방영되었던 '리더의 조건'에서 예로 나온 한국기업 '제니소프트'에 대한 내용이 무척 놀랍다. 근무 중에 지하실에 마련된 사옥 전용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도 '근무로 인정!'할 정도로 이곳은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열정과 창의적인 태도, 그리고 더욱 강력한 로얄티를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즉, 너무나 적나라한 인간에 대한 심오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인간이 자신의 역량과 능력을 가장 열정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자율성이다"라고 이원영 대표(제니소프트)는 말한다. 자율성은 아무 민감한 민들레와도 같다. 민들레는 자칫 잘못하면 금방 흩어져 허공에 휘날린다. 바람에 살살 움직이면서 꽃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면서도 개별의 본성이 없어지지 않게 하는 혁신형 조직, 그리고 그 조직의 방향키를 조절해주는 선한 리더들이 앞으로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에 대한 이해는 꼭 모든 사람이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런 방향이 아니라고 해서 다 틀린 것도 아니다. 다만 모든 조직과 시스템 속에서도 사람에 대한 신뢰와 기본적인 자율성 이해는 어떤 경우에도 보장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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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同行)과 여행(旅行)

김정태  



1막
아주 오래 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있었다. 어렴풋한 목표를 위해 달려나가기 위해 그는 자동차를 준비했다. 한번은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여행의 효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중 한 여행자가 자신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지점을 나누었다. 그리고 도보로는 가기가 어렵기에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자동차를 가진 남자는 그렇다면 자신의 자동차가 그런 먼 곳을 가기 위해 준비한 거라고 했고 두 사람은 의기투합을 해서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여행길에 올라섰다. 그건 동행이었다.

 

2막
홀로 가는 것보다 함께 하는 여행은 무척 즐거웠다. 과연 무엇이 있을까 했던 여정에서 생각지도 못한 풍경에 놀랐고, 무엇보다 여행의 목적을 들은 사람들이 흔쾌히 구간구간 차량에 탑승했다. 여행은 갈수록 놀라웠다. 길을 떠나기 전에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나타났고, 동행하는 두 사람은 특별한 행복감을 느꼈다. 그리고 드디어 사람들이 어려울 거라고 했던 목표지점에 도착했다. 놀라운 경험이었다. 남자와 여행자를 포함해 함께 도착한 모든 사람들은 이 여행이 계속 되어야 한다고 느꼈다.

 

 

3막
그때 한 순례자가 다가왔다. "힘겹게 목표지점까지 왔군요. 제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차량에 저를 태워주시면 더 쉽고 더 멀리 다른 목표를 향해 인도하겠습니다." 남자는 순례자를 신뢰했다. 자신의 차에 누구나 마음에 맞는다면 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이 새로운 순례자와 함께 또다른 목표지점으로 가보면 어때?' 남자가 동행한 여행자에게 말했다. 여행자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과연 순례자가 올바른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인가 아니면 잘못된 길로 인도해서 모든 것을 빼앗아기지 않을까 걱정이 들었다. 남자는 '괜찮을꺼야. 우리가 여기까지 동행했던 것처럼 우리가 함께 한다면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진 않을꺼야.'라고 여행자에게 말했다.

 



4막
하지만 여행자는 자신의 불안한 마음을 남자에게 전달했다. '저는 마음이 편하지 않아요. 꼭 순례자와 함께 해야한다면 그렇게 하시고 각자의 길을 가면 좋겠어요. 저는 이곳 목표지점을 떠나지 않고서도 충분히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남자는 예상치 못했던 반응에 놀랐고, 한편으로는 섭섭했다. 분명 여행은 동행일 때 더 아름다울 수 있는데. 남자는 자신의 옆자리에 순례자를 태우고, 여행자와 함께 목표지점까지 동행한 다른 사람들을 남겨두고 다시 다른 목표를 찾아 떠났다. 여행자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고, 분명 그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또다른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만들거라는 기대를 했다. 그리고 자신은 순례자와 함께 다른 목표지점을 찾아내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특별한 경험을 하도록 안내해야겠다는 생각에 빠른 속도로 차를 운전했다.

 



5막
여행자의 불안한 마음이 어느정도는 맞았다. 남자는 차의 운전은 순례자에게 맡기고 자신은 새로운 목표지점을 찾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잠시 여행길 밖으로 나와있었다. 순례자가 운전해가는 방향은 서로가 원했던 방향인 것은 분명했다. 그런데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이 예전에 남자가 여행자와 동행하며 느꼈던 경험과는 사뭇달랐다. 남자는 목표와 더불어 과정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느린 길이라도 풍경을 느끼고 함께 할 다른 여행자들과 만날 수 있기에 좋아했지만, 순례자는 빠른 길을 선호했다. 방향은 같은 여행이었지만 이건 동행할 수 없는 여행이었다. 결국 남자는 순례자와도 헤어지게 되었다.

 



6막
남자는 홀로 남은 차량을 운전하면서 처음에 여행자와 함께 하면서 가지게 된 경험, 그리고 순례자와 함께 하면서 연단된 역량을 바탕으로 다시 새롭게 목표지점을 향해 운전해갔다. 길 위에는 또다른 새로운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다고 이야기를 나누면, 서로가 초면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차량에 올라탔다. 그만큼 목표지점은 누구나에게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꿈이었다. 홀로였던 여행이 다시 동행이 되었다.

 



7막
그러다가 남자는 예전의 여행자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함께 갔었던 목표지점에 남이았던 여행자는 생각보다 어려운 상황이었다. 목표지점에 가뭄도 있었고 함께 했던 다른 사람들 일부는 떠나가기도 했다. 각자의 길을 가기로 서로 결정했지만 같은 목표지점을 품었기에 남자는 언제든지 함께 여행을 다시 동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제는 여러 곳의 목표지점을 방문한 차를 운전해서 여행자에게 말했다. '힘들지. 우리 다시 함께 하면 어떨까?' 남자는 여행자가 좋아할 줄 알았지만 반응은 달랐다. '괜찮아요. 우린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잖아요.' 남자에게 여행자는 특별했지만 여행자는 이젠 남자가 필요없어 보였다. 남자는 묵묵히 대답이 없이 생각했다. '그래도 우린 비슷한 목표지점을 품고 있지. 각자의 방법으로 각자가 여행을 한다고 해도 우린 같은 동행이야.'

 



8막
다시 여행길에 올라 떠나려는 남자는 우연히 여행자의 혼잣말을 듣게 되었다. '당신은 차량이 있으니 정말 새로운 목표지점도 빨리 찾고 도달하는군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언젠가는 그 목표지점도 내가 먼저 방문할 수 있었을텐데. 불공평해요. 당신을 보면 내가 초라해져요.' 남자는 할 말을 잃고, 핸들을 잡은 손에 힘이 쑥 빠져나갔다. 한때 동행하면서, 누가 미쳤다며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함께 의지하며 목표지점으로 나아갔던 여행자가 이제는 자신을 불편해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어디에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상황을 바꿀 수있을까?' '그리고 나는 여행자를 어떻게 위로할 것이며 혹은 과연 위로할 수 있을까?'

 


 


# 동행으로 시작하는 여행. 그 여행이 항상 처음의 동행으로 계속되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 현실인 인생. 그 낙심되고 힘든 여행의 여정을 이야기로 꾸며봤습니다. 이야기 속에 남자로, 여행자로, 순례자로, 그리고 여정길에 동행한 수많은 또다른 여행자로 함께 목표지점을 향해 여행했던 모든 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많은 말보다 이야기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이 땅의 모든 '여행자'를 위해 이야기를 썼습니다. 혹 이 글을 보고 있을 당신을 포함해. You're special.

 

 

 

동행 / 용혜원



인생 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한 일입니다
힘들 때 서로 기댈수 있고
아플 때 곁에 있어줄수 있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 줄수 있으니
서로 위로가 될 것입니다

여행을 떠나도
홀로면 고독할 터인데
서로의 눈 맞추어 웃으며
동행하는 이 있으니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사랑은 홀로는 할 수가 없고
맛있는 음식도 홀로는 맛없고
멋진 영화도 홀로는 재미없고
아름다운 옷도 보아줄 사람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무리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면
독백이 되고 맙니다
인생 길에 동행하는 사람이 있다면
더 깊이 사랑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인하여
오늘도 내일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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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를 통해 8대 핵심역량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스펙이 아닌 역량을 만드는 것에 미친다면 개개인이 가진 잠재력이 극대화되는 바림직한 사회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 역량들이 시즌1과 같다면, 보다 보편적인 또한 국제적인 역량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세계시민 역량'이다. 그 첫번째로 공감(empathy)를 지난 성균관대학교에서 진행된 특강에서 처음으로 했다.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오는데, 한 승객이 어깨를 탁치고 그냥 앞으로 나아갔다. 상대방이 느끼는 당혹감과 어리둥절에 대해 아무런 느낌도 없이 뒤를 돌아보거나 미안하다는 마음도 없이 허둥지둥 자신의 길을 가는 그를 바라보며, '공감'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부족한가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공감은 '함께 느낌' '함께 머무름'이라는 언어로, '감정을 공유함'을 의미하는 동감(sympathy)와는 조금 다른 의미다. 성경의 사마리아(누가복음 10장)인의 이야기를 보면 공감이란 무엇인지가 정확하게 나온다.





바삐가던 당대의 권력자(제사장)도 전문인(세리)도 문제에 닥친 사마리아인을 그냥 지나쳤지만 혼혈(유대인+아시리아인)로 경멸받던 사마리아인은 그 사람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곁에 머물렀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나름의 방법(포도주와 헝겁으로 상처를 치유하고 인근의 여관으로 그를 옮긴 뒤 하루를 함께 보내고 다음날 여관 주인에게 소요 비용을 치른 후 부족하면 돌아오는 길에 다시 주겠다고 말함)을 제시했다.


사마리아인이 했던 공감과 문제해결능력은 세계시민 역량의 가장 중요한 역량 중의 하나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이러한 역량은 얼마나 발현되고 있는가?


한강대교 등 4개 다리 위에는 신기한 공중전화가 올해 상반기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요즘 사용자가 거의 없는 공중전화가, 또한 사람을 찾기 힘든 교각 위에 왜 설치되었을까?


그 전화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지금 힘드신가요?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실제로 지난 6월 한 소녀는 자살을 앞두고 우연히 수화기를 들었다가 상담원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안전하게 귀가조치하게 된 사례도 있었고. 20여건의 자살이 방지되었다고 한다. 누군가 공감해주면 생명의 갈림길이 달라지게 된다. 이게 바로 '생명의 전화'이다. 


기실 이런 전화만이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매일매일 '생명의 전화'가 될 수 있다. 기꺼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고자 하는 공감력을 가진다면, 하루하루의 삶에 생명이 살아나고 이야기가 전개되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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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라위 구믈리라 마을의 가장자리에 추장으로부터 땅을 선사받아 만들어지고 있는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의 숙사/사무공간. 마을 청년들이 건축에 참여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국인의 특징 중 하나는 "함께 동화됨"으로 영어로는 sympathy를 넘은 empathy에 가깝다. (2012년 6월 어느날)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의 초고를 모두 블로그에 공개할 수 없지만(출판사가 동의하지 않겠죠?^^) 일부는 피드백을 받기도 하면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일종의 '프리미어' 시사회를 하는 목적으로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구조(안)로 되어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생각하라 

1. 글로벌리더십이란 무엇인가?: 오해와 진실

2. 위대한 개인, 당신에게 열쇠가 있다 

3. 2015년, 그 누구의 책임일까?


4. 나의 국제활동 실험기    

5. 유엔에서 경험한 국제사회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6. 개인적 행동1: 사회적출판 social publishing 

7. 개인적 행동2: 북스인터내셔널 books international 

8. 개인적 행동3: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적정기술 appropriate technology 

9. 개인적 행동4: 사회적기업가정신 social entrepreneurship 


생각하고 행동하라

10. 국제활동을 하려는 후배들에게 


일단 세계적인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오해, 그리고 개인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과연 우리에게 '글로벌 리더십'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그것을 통해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나눕니다. 그에 따라 저의 '개인적인 행동'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저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두려움과 행동은 무엇이었는지를 말하게 되지요. 마지막의 '국제활동을 하려는 후배들에게'는 그동안 다양한 강의와 상담, 미팅을 통해 나누었던 메시지를 다시한번 정리하는 공간입니다. 


목차나 내용과 관련해서 '이런 부분 추가해주세요' 또는 의견을 주셔도 감사하겠습니다. 저에게 책은 저와 함께 했던 사람들과의 관계, 그리고 인터액션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됩니다. 책에서 인용을 하더라도 그것은 저와 책의 저자의 사상과의 인터액션을 통한 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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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3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진군 나팔'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서문 초안






누가 가장 글로벌한가?

 

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물을 파는 팀앤팀이란 NGO의 현장 책임자를 케냐에서 만난 적이 있다.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글로벌할 한국인의 활약상으로 주제가 이어졌다. 그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얼마 전 워싱턴에서 미국, 영국 등 서구의 NGO의 리더들이 모여 컨퍼런스를 했는데, 주제가 ‘국제란 무엇인가?’(what is international)였다고 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공통의 의사소통 수다인 ‘영어의 사용’이라는 관점도 있었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협력’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뚜렷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워지자 이들은 결국은 국제를 상징하는 키워드를 뽑았다. 그 상징은 놀랍게도 바로 ‘한국인’이었다.


‘국제란 무엇인가?’를 나타내는 상징으로 한국인이라는 것이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국인은 오히려 국제화가 꼭 필요한 ‘단일민족’의 사례가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왜 이들은 한국인을 ‘국제화’라는 관점에서 본받을 만한 상징으로 뽑았을까? 그 이유는 한국인은 개발협력 현장에서 현지인과 구별되지 않고 현지인과 동화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많은 서구의 현장 활동가들은 대부분 자신이 거주하는 곳과 자신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곳이 다르다. 삶과 일이 안전, 위생, 보안과 편리 등의 이유로 분리되어 있다.


반면 한국인들은 무모하게 현지인이 살아가는 현장으로 들어간다. 말라위에서 만났던 000 님은 간호사로 오래전 말라위에 와서 마을 주민들의 삶으로 들어갔다. 전기도 없는 흙집에서 동일한 말라리아의 위험에 노출되면서 주민들에게 제공되지 않았던 기초보건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분의 노력과 헌신에 감동한 한 기업가의 후원으로 자국 출신 의사가 2명이라고 알려진 말라위의 의료사각 지대에 ‘대양누가병원’이 세워졌다. 유네스코브릿지프로그램으로 말라위에 파견된 000 씨와 000 씨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흙탕물에 목욕을 하다가 세균감염이 되어 큰 어려움을 격기도 했고 혼자 있으면 둘러싸며 접근하는 원숭이 때에 위협을 받기도 한다고 했다.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니 이들은 그저 환한 미소로 답변해 주었다.


내가 프로젝트 컨설턴트로 있는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마돈나재단이 약 50억 가량을 투자하면서도 성과가 없어 포기했던 6천명 규모 구믈리라라는 이름의 밀레니엄빌리지(Millennium Village)를 열매나눔인터내셔널이 물려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재단이 활동하면서 현지 기준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어도 뚜렷한 효과가 없었던 그곳을 무명의 한 재단이 맡아보겠다고 나선 것이다. 투입되자 마다 이들은 월급만 받고 현지인들과는 상관없이 살던 직원들을 정리하고 전기도 없는 마을에 들어와 살 수 있는 숙소와 사무실 공간을 건축했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되는 2012년 가을, 한국인 직원들은 마을로 들어와 매일매일 마을 주민들과 함께 떠오르는 해를 맞이하고, 지는 해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전문가들이 오고갔지만 우리와 함께 살고 싶다고 눌러앉은 사람들은 이들이 처음이다.’ 마을 주민들에게는 큰 충격과 같은 사건이었다.


한국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글로벌하다. 현지인과 동화된다는 것은 그들과 인간으로서 공감(empathy)을 형성한다는 뜻이다. 이방인과 같이 거리를 두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언어는 달라도 우리는 같은 ‘세계시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인으로서 우리는 ‘글로벌’ 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왔는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 한국인의 ‘글로벌 수준’에 대한 생각이 새롭게 바뀌진 않았는가? 비단 유엔이나 세계은행의 수장이 한국국적 또는 한국 출신이라는 관점 뿐 아니라 현지의 주민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가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비단 ‘글로벌’에 대한 것뿐 아니라 우리는 우리 각자에 대해 잘못된 관념과 견해를 가진 부분들이 많다.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가 이해하는 세계란 무엇이며, 개인은 어떠한 존재인지를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 그 출발점으로 많은 오해가 있는 ‘글로벌리더십’부터 시작해보자.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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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2012년 8월까지의 런던 유학을 마무리하면서 역시 마무리를 지어야 할 것 중 하나는 '청년, 세계를 편집하라'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런던 유학을 떠나기 전까지 제가 주력했던 비영리 공공활동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을 이룹니다. 2004년 국제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2007년 유엔거버넌스센터 근무를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진행했고 경험했던 다양한 실험과 생각들을 정리해보는 귀한 순간입니다. 


이 책의 타이틀로 생각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입니다. 세계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그것을 지극히 개인적인 수준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나눠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것이 제1편이라면, 뒤따르는 제2편은 <혁신적으로 생각하고 창조적으로 행동하라>입니다. 이곳에서는 social innovation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사회혁신 방법론과 사회적기업가정신, 그리고 디자인씽킹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3, 4편에 대한 흐름이 생기겠지요. 


초고를 9월초까지 넘기기로 했으니 89페이지까지 정리된 원고를 손보고 가다듬는 일이 이번 주에 집중할 내용입니다.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출판사 '에이지21'에서 나오게 되었으니 최종원고가 어서 편집자님의 마술과 같은 손에 넘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이미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잘 요악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웹/모바일의 연결성을 즐기며, 변화를 수용한다.




서론: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

 

지금의 젊은 세대를 흔히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이라고 부른다. 부모 세대와는 다르게 극단적인 경제적 어려움이 없이 자라났고, 웹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능숙하다. 자신의 모국을 ‘우리나라’라고 부르며 월드컵이나 올림픽 경기에서 자국의 경기를 응원하지만, 국적과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해외 팀이나 스포츠 스타가 있다. 패션과 유행에도 민감하지만 사회와 정치에도 관심이 많아 적극적인 의견표출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매체를 통해 전혀 다른 사회문화 사람들의 어려운 현실을 접하고선 쉽게 공감을 하고 눈물을 흘린다. 전 세계의 가난, 여성차별, 아동노동, 인권박해, 환경보호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관련된 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이다.


이 책은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가 앞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체인지메이커’(change maker)가 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다. 폭넓은 관심과 다양한 의견표출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이들이 그들이 느끼고 생각한 만큼 행동에 나선다면 이 세상은 과연 어떻게 변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들을 어떻게 행동에 나서도록 이끌 것인가? 이 책은 결론적으로 밀레니얼 세대가 행동에 나서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책이다.


흔히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말을 한다. 누구나 듣는 순간 매료될 만한 메시지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라는 말의 의미는 모호한 부분이 있다. 나는 이 부분을 보다 세련되고 구체적으로 표현해보았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하라’라 바로 그것이다. 행동은 그것이 한 사람의 행위를 넘어 구체적인 운동과 사회변혁으로 가기 전에 개개인의 행동으로 시작되어야 한다. 이러한 개개인은 꼭 영웅일 필요가 없다. 그 누구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과 문제를 바탕으로 행동을 시작한다. 그 생각과 문제가 개인의 차원이 아닌 세계의 차원인 경우, 그러한 행동은 국제적 차원의 행동이 된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도 국제이슈에 대한 이해와 수용성이 강한 세대이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고 행동하는데 있어, 웹과 모바일 등 다양한 매체의 발달에 힘입어 역사가 기록된 이래 그 누구보다도 강력한 ‘예비 군단’을 형성해 왔다. 지금 전 세계에 ‘사회혁신’을 위한 인력이 부족한 시대에 이들이야말로 가장 자격이 있는 집단이다. 이들을 ‘사회혁신의 정규 군단’으로 편입해야 한다.


이들이 세계의 문제를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고, 지극히 개인적인 행동을 시작하게 될 때 어떤 변화가 있을지를 상상해보자. 행동은 또 다른 행동을 부르고, 행동은 인식의 변화를 일으킨다. 세계가 변하기 전에 먼저 변화되어야 할 것은 바로 우리가 가진 인식의 변화다. ‘세계는 원래 이래’ ‘아무리 해도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없어’ ‘우린 역부족이야’ ‘그런다고 뭐가 변할 것 같아’ ‘내가?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겠어?’ 인식이 변할 때에야 우리가 소망하는 세계는 변하기 시작할 것이다.


밀레니얼 세대의 행군을 독려하는 나팔을 불며 나는 이 책에서 나의 개인적인 행동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세계적으로 생각할 때 내가 가졌던 개인적인 불만족은 무엇이었으며 그것을 나는 어떻게 개인적인 행동으로 구체화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개인의 행동이 개인의 행위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이 책은 한 개인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어떻게 영웅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굳이 분류하자면 다른 사람과 지구적 공동운명체의 유익을 높이기 위한 ‘공동개발서’가 되지 않을까. 자신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을 통해서만이 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이 책을 읽어나가기가 계속 불편할 것이다. 그런 불편함을 이 책은 원한다. 사실 우리가 세계적으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는 그 근본 원인은 우리가 마주친 이 세계의 불편한 진실 때문에 그렇다. 자리가 불편해야 벌떡 일어설 수 있다. 불편함을 느낀 사람만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


김정태

런던 퍼트니 '단호글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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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를 만들라'새로운 시대(4) -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새 포도주는 새 부대’이어야 한다. 헌 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게 되면 새 포도주가 가진 신선한 힘에 헌 부대는 조각조각 터지기 마련이다. 그럴 경우 우리가 손해 보는 것은 헌 부대가 아니라 버려지는 새 포도주다. 새 포도주를 위해서 우리는 헌 부대를 버리고 새 부대를 사용해야 한다. 

앞서 우리는 ‘웹의 시대’ ‘개인의 시대’ ‘커뮤니티의 시대’를 통해 새로운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알아봤다. 이러한 새로운 시대정신은 헌 부대를 만나면 나름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새 부대는 무엇인가? 새 부대는 스토리와 관련이 있고, 헌 부대는 스펙과 관련된다. 

 



 
 
롤프 옌센은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새 부대’가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감성에 바탕을 둔, 꿈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이 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보다 점점 커질 것이다. 드림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도래한다. 기업과 시장을 주도하려거든 이야기꾼이 되어라. 그것이 정보화사회 이후에 도래할 드림 소사이어티를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다.” 미래학자이자 드림컴패니의 최고상상력책임자(Chief Imagination Officer)인 롤프 옌센은 머리보다 가슴에 호소하려는 이야기를 구사할 수 있고, 정보보다는 ‘스토리’가 많은 이야기꾼이 드림소사이어티의 주인공라고 정의한다. 



따뜻하고 신뢰할 만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웹의 시대’에 사람들은 결국 수많은, 딱딱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따뜻하고 신뢰할 만한 스토리를 찾아다니게 된다. 스토리는 본질적으로 확산되는 구전효과(word of mouth)가 있는데, 웹의 시대에서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마우스효과(word of mouse)를 누릴 것이다. 사람들이 마우스로 클릭 할 때마다 당신의 스토리가 퍼져나간다. 2009년 <Story- A New Chapter>란 주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국내외 석학들은 ‘디지털 시대에 이야기의 중요성과 영향력은 더욱 확장될 것’임에 동의했다. 

인류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는 이야기인데, 웹은 날개를 달아주어, 이야기를 빠른 속도로 전달하고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시대’에도 ‘자신이 말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각광을 받는다. 데일 카네기가 말했듯이 ‘사람들이 당신으로부터 듣고 가장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당신의 고유한 스토리다. 

할 말이 많은 사람,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이 주목을 받게 된다. 기업과 조직도 감성과 스토리를 통해 개인에게 접근하게 되고, 개인도 ‘스토리가 있는 제품’을 구매함으로 ‘제품’이 아니라 ‘감성’을 구매한다. ‘커뮤니티의 시대’에 협업이 가능한 것은 ‘함께 만드는 스토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문화적 차이, 종교적 배경, 성별, 소득수준 등 모든 차이를 뛰어넘어 개개인이 ‘나는 어떤 커뮤니티에 속한다’라고 믿게 만든다. 

“너 아바타 봤어?”라는 간단한 질문에는 ‘아바타를 본 커뮤니티’에 속하느냐는, 그래서 서로 말이 통하느냐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 느슨한 연대와 협업을 위해서 ‘직설적인 이성’보다 ‘간접적인 스토리’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웹이든, 개인이든, 커뮤니티이든 스토리가 생명이다.


위대한 나 VS 너보다 나은 나

헌 부대인 경쟁사회, 또는 스펙으로는 새로운 사회의 정신을 지켜나갈 수 없다. 스펙은 ‘너와 나’라는 경쟁구도, 그리고 ‘너 아니면 나’라는 승패구도를 기본으로 한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웹의 시대가 표방하는 참여, 공유, 개방이 이뤄질 수 없다. 치열하게 스펙에 정진할수록 자신의 필기노트를 공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팀플에서 우리 모두가 받는 A+보다는 혼자서 받는 A가 더 좋다. 

스펙의 결과물은 딱딱한 이력서인데, 웹에서 ‘딱딱한 이력서’는 전혀 확산되지 못한다. 웹이 운반하고 확산하는 것은 ‘따뜻한 스토리’이다. 미담이니 감동이니 하는 것들이 바로 스토리다. 물론 스펙이나 이력서도 가끔 확산된다. 씹히거나 ‘너 잘났다’는 경우가 많다. 스펙은 ‘개인의 시대’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힌다.
 
‘개인의 시대’가 말하는 ‘위대한 개인’이란 각자에게 주어진 잠재력을 최고로 개발해 활용하는 사람을 뜻한다. ‘너보다 뛰어난 나’가 아니라 ‘이전보다 나아진 나’가 개인의 시대의 ‘개인’이다. 스펙은 개개인이 자신과의 싸움에 몰두하게 하지 않고, ‘상대방과의 싸움’으로 인도한다. 나를 개발하기 위해 필요한 것에 집중하기보단, 남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에 집중한다. 

‘위대한 나’보다는 ‘너보다 나은 나’로 만족한다. 이렇게 해서는 ‘큰바위 얼굴’이 탄생할 수 없다. 커뮤니티의 시대 또한 스펙개념을 탑재한 개인들이 많아지면 유지되기 어렵다. ‘느슨한 연대’를 하기 위해 필요한 동등한 ‘동역자 또는 파트너’ 개념이 스펙에서는 용납되지 못한다. 


누구든지 가장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긴다

스펙은 누구든지 1등에서 100등까지의 자리가 정해져야한다. 느슨한 연대로 운영되는 협치형(governance) 커뮤니티보다는 ‘1등’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이끄는 통치형(government) 조직을 선호한다. 이러한 조직에서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협업과 창조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드림 소사이어티에서 우리는 자신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이야기를 준비해야 한다. 무엇이 최고의 이야기일까? 나는 그것이 자신의 스토리를 세상에 들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이야기, 남과 경쟁해서 이긴 그런 이야기 말고 나에게 주어진 소명과 가치를 발견한 이야기, 내게 숨겨진 재능과 잠재력을 개발한 이야기, 길 밖의 길에서 만난 모험이야기, 행복을 선택한 이야기가 '최고의 이야기'다. 

'누구든지 가장 좋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이긴다‘(whoever tells the best story wins)라는 어느 책 제목처럼 당신도 이길 수 있다. 내게 성공이란 '이 세상에 하나의 감동적이고 되풀이 될 하나의 이야기를 남기는 것'이다. 당신도 나와 함께 성공해 보는 게 어떨까? 드림 소사이어티에서의 성공 말이다. 



김정태
 '청춘을 아껴봐'(북인더갭)의 저자로 현재 영국 런던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하고 있다. 그가 쓴 책은 한국 사회에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블로그(www.theUNtoday.con)에 소셜혁신, 국제활동, 적정기술 등에 대한 글과 정보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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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와 더불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

새로운 시대(3) - 커뮤니티의 시대

웹을 통해 ‘위대한 개인’으로서 정체성을 깨닫게 된 개인들은 또한 ‘커뮤니티의 시대’를 이끌어오고 있다. <오래된 미래>에서 헬레나 호지는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행복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들이 있다. 어느 연구든 결국 가장 중요하다고 언급되는 것은 바로 커뮤니티이다. 

오늘,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삶의 방향을 수정하고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스스로가 주변에 커뮤니티를 만드는 일을 시작해보라. 자기 자신과 비슷한 의지,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과 만나고 모임을 만들어보라. 반드시 지금보다 훨씬 행복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행복만으로도 커뮤니티를 만들고 협업해야 하는 모든 이유가 설명되지만, 행복을 넘어 커뮤니티는 더욱 강력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세계적인 정신과의사인 스캇 펙은 그의 1993년 작 <평화 만들기>의 첫 문장을 “세상을 구원하는 일은 공동체 내에서 그리고 공동체를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제안한다. “당신 공동체를 시작하라. 당신은 이제까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지 못한 일들도 공동체의 힘으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 구원의 시작점

  
▲ 윌리엄 윌버포스(William Wilberforce)
윌리엄 월버포스와 그가 속한 ‘클래펌’이란 공동체는 ‘한 사람이 시대의 변화를 시작할 수 는 있어도, 혼자서는 그것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어메이징 그레이스>라는 영화에도 소개된 월버포스는 1784년 24세의 나이로 한국의 종로라 할 수 있는 요크셔에서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그는 외국여행과 사회사업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영국에서 성행하던 노예무역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영국은 당시 노예무역으로 아프리카에서 약 300만 명을 아메리카로 이주시켰고, 노예무역으로 인한 소득의 합계는 현재가치로 약 270조 달러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국가 재정의 절반을 차지했던 국가산업인 노예무역 페지를 위해 뜻을 같이하는 국회의원, 사업가, 사회운동가들과 런던 교외의 클래펌이란 마을에 정착한다. 

‘클래펌파’라 이름 붙여진 이 커뮤니티는 노예제도라는 수천 년 동안 지속됐던 견고한 사회제도를 타파하기 위해 지치지 않는 노력을 시작한다. 월버포스가 자신의 사명을 세운지 20년 뒤인 1807년 영국에서는 노예무역 폐지가 선포되었고, 다시 26년이 지난 1833년 노예제도 자체도 완전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클래펌 공동체를 위해 한 비문에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 국가 정의를 증진시키고 노예제도의 저주가 모든 영국령에서 사라지기까지 이들은 쉬지 않았다.”라고 씌어있다. 또한 월버포스 전문가로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윤영휘 씨는 “50년의 긴 시간 동안 이들이 개혁활동을 쉬지 않고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가장 결속력이 강한 ’가족‘과 같은 공동체로 결성해, 여러 어려움에 대처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스캇 펙의 말대로 ’세상을 구원하는 일‘은 공동체를 통해 가능하다. <공자, 제자들에게 정치를 묻다>는 공자가 한 제자로부터 ’누가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란 질문을 받고, 답변 대신 ’질문‘을 바꿨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공자가 ’이것이 더 올바른 질문‘이라고 소개한 것은 바로 “누구와 더불어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가?”였다.


 
협력이야말로 창의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결

이처럼 강력한 공동체 또는 커뮤니티는 현대에 이르러 ‘웹의 시대’와 ‘개인의 시대’ 특성에 적합한 느슨한 상태의 연대, 즉 협업 시스템으로 발전했다. <위키노믹스>의 저자인 돈 탭스코트와 앤서니 월리엄스는 “혁신과 성공을 이루고 싶다면, 모든 리더의 수첩과 메모장 에는 ‘대규모 협업’이란 말이 적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협업이란 특정 목표를 위한 프로젝트가 개개인의 자발적인 참여와 독특한 공헌을 통해 이루어지는 방식을 뜻한다. 

때로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라 불리는 협업은 월버포스와 같이 거대한 목표에도 쓰이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몇 년 전 은행노조가 ‘한국 은행원의 노동시간이 과도하게 길다’라는 이유로 파업한 사례로 ‘자발적인 협업’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한다. 관련 기사를 본 한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과연 한국 은행원들의 근무시간이 긴 걸까요? 전 세계 은행 영업시간은 어떤지 해외에 계신 분들이 있다면 댓글로 달아주세요.’란 취지의 글을 올렸다. 

딱 하루 만에 여러 검색어를 통해 해당 블로그를 방문한 전 세계의 한국인 교민, 여행객들이 해당 국가의 은행 근무시간을 댓글로 취재해 올렸다. 결론은 ‘한국 은행원의 노동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였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은행노조의 파업은 명분을 잃고 꼬리를 내렸다고 한다. 일명 ‘댓글 취재’를 통해 기성 언론이라면 복잡한 결재라인, 특파원 지시, 현장점검, 기사작성, 편집 등으로 최소 몇 주가 걸릴 작업을 평범한 개인 블로거들이 협업을 통해 ‘하루’만에 일을 낸 것이다. 

<그룹지니어스>의 저자인 키스 소여는 “미래의 창조성은 개인이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협력을 이루는 가운데서 발현될 것”이며 “이때의 중요한 사고체계는 즉흥성”이라고 말한다. 앞선 ‘댓글 취재’ 사례도 개개인의 자발적이며 즉흥적인 참여가 이뤄낸 결과물이었다. 키스 소여는 “협력이야말로 창의성의 한계를 뛰어넘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

  
▲ 나 홀로 볼링 / 로버트 D. 퍼트넘 지음
이러한 자발적이며 즉흥적인 협업은 필연 사회자본(social capital)의 증가로 이어진다. 사회자본이란 돈과 같은 가시적인 자본은 아니지만, 그에 필적하거나 더 중요할 수 있는 신뢰, 규범, 네트워크, 커뮤니티 등의 비가시적인 자본을 뜻한다. 대학원 시절 접했던 최고의 책 가운데 하나는 로버트 퍼트넘 교수의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이었다. 

당시 한국 번역본이 나오기 전이라 500페이지가 넘는 영문서적을 독파해야 했는데, ‘커뮤니티의 몰락과 사회자본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에 수많은 밑줄과 나름대로의 코멘트를 달았던 기억이 있다. 책 제목인 ‘나 홀로 볼링’은 역설적인 제목이다. 원래 볼링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공동체 스포츠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 홀로 볼링’을 치기 시작한다는 점을 퍼프넘 교수는 예리하게 분석한다. 연구결과 커뮤니티가 무너지면서 사회자본도 역시 급속하게 사라져갔다. 퍼트남 교수는 “사회자본은 우리를 더욱 똑똑하고, 건강하고, 안전하고, 부유하게” 만들고 사회자본이 많은 사람은 “여러 삶의 문제를 더욱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간다.”고 말한다. 

만약 규칙적으로 참여하는 공동체가 있고,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면 그 효능은 ‘4년제 학사학위’ 또는 ‘연봉 2배 상승’과 같은 행복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우리는 ‘더 적게 이야기하고, 더 적게 서로 방문하며, 더 적게 여가활동에 참여‘하게 되는데, 이는 차량이용 시간의 증가, 통근시간의 증가, TV시청 시간의 증가 등 때문이다. 퍼트넘 교수는 만약 TV시청 시간을 하루에 1시간만 줄여나간다면 이는 평생의 관점에서 ’5~6년의 추가교육‘을 받는 것과 동등한 사회자본이라고 말한다.

 

느슨한 연대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

협업은 또한 사회자본과 더불어 ‘느슨한 연대’(weak ties)의 혜택을 가져온다.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토는 ’느슨한 연대의 힘‘이란 현대 사회학 최고의 논문 중 하나에서 앞으로의 사회에는 ’강력한 연대‘보다 ’느슨한 연대‘가 더욱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가 유대관계가 깊은 친인척보다 자신과 다른 영역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외부인이 내게 더 가치 있는 정보와 인맥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뜻이다. 

“직업을 구할 때, 새로운 소식을 전할 때, 식당을 새로 구할 때, 최신의 유행이 전달될 때, 우리의 약한 사회적 연결이 강한 친분관계보다 더 중요하다.” 앞서의 ’댓글 취재‘ 사례가 말하듯이, 서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가 힘을 발휘하는 시대가 바로 커뮤니티의 시대, 협업의 시대이다. 
 
 

김정태 현재 영국 런던에서 사회적기업가정신을 공부하고 있다. 그가 쓴 책은 한국 사회에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라는 말이 통용되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현재 성경 관점에서 바라본 <하나님의 이야기가 세상의 꼼수를 이긴다>(북인더갭)가 2012년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블로그(www.theUNtoday.con)에 소셜혁신, 국제활동, 적정기술 등에 대한 글과 정보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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