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참 많은 독자분들 그리고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2010년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가 나온 이후에 벌써 4년차가 되었는데요, 그 동안의 변화 그리고 그때 연락을 주고받았던 후배를 생각하며, 요청을 받아 편지를 써보았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HRD Korea 10월호  전체보기


스펙초월_멘토스쿨_HRD Korea_2013년 10월호(김정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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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국격의 기준이 되어야
GNH(국민총행복)를 중시하는 부탄과 코스타리카
 
                                                                                김정태  danhovision@hanmail.net 
 
 
  최근에 출장으로 방문했던 부탄의 수도 팀푸에는 ‘교통신호등’이 없다. 한때 설치가 되었지만, 국민들이 ‘행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정부에게 요청해 신호등을 없애버렸다. 신호등이 없어도 시내에서는 자동차의 클랙슨 소리를 듣기가 어렵다. 출장으로 방문했던 부탄은 ‘여행객들의 최고의 선택’ 중 하나이지만, 부탄은 1년에 약 7,000명의 여행객 쿼터가 있다.


  2010~2012 ‘한국방문의 해’를 맞이하여 외래 관광객 1천 만 명 유치목표를 가진 우리들에게는 잘 이해가 가진 않는 부분이다. 관광은 세계최고의 산업이며, 관광객의 구매력이 결국엔 경제발전에 밑거름이 될 텐데 말이다. 2009년에 부탄을 방문한 한국인은 약 160명 정도. 한국인 수가 많지 않은 데는 또 이유가 있다. 관광비자로 들어온 모든 사람은 하루에 200불을 ‘환경보존금’ 명목으로 납부해야한다. 4일 일정으로 들어오면 800불을 내야하는데, 이 비용에는 숙박과 식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정도 금액을 요구하면 솔직히 ‘왠만하면 오지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인구 50만명의 부탄이 이렇게 방문객 쿼터와 환경보존금 등을 시행하는 이유는 부탄의 국정기조인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과 관련이 깊다. 국민총행복이란 2006년 국민선거를 통해 정부를 수립하고 스스로 왕위에서 물러난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부탄국왕이 제안한 개념이다. 그는 17세에 제4대 국왕으로 취임한 자리에서 “경제적인 대차대조표 대신에 국민의 행복도를 기준으로 나라의 발전도를 삼겠다.”라고 해 전 세계를 깜짝놀라게 했다. ‘문화적 전통보전’ ‘환경보존’ ‘부의 공평한 분배’ 등의 원칙으로 구성된 국민총행복 개념은 2006년 부탄 헌법에도 포함되었다.


  한국의 헌법 제10조도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부탄은 선언에서 끝나지 않고 헌법에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부탄 면적의 최소 70%는 개발되지 않는 산림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라는 식이다. 실제로 지켜지는지 궁금해 현지에서 만난 부탄 공무원에게 물어보니 “헌법은 70%의 최소기준을 정했지만, 실제로는 80% 이상이 산림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헌법이 요구해서가 아니라, 그보다 더 적극적으로 ‘국민총행복’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부탄은 1년에 입국하는 외국인의 수를 제한하거나 ‘환경보존금’을 걷고, 아무리 많은 돈을 제공하겠다 해도 부탄 지역의 히말라야산맥 입산을 금지하고 있다. 부탄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2천불 수준으로, 전체 231국 중 195위이지만, 행복지수는 세계8위이다. 한국의 행복지수는? 조사대상 54개국 중 23위. 부탄 1인당 국내총생산의 10배가 넘는 생산성을 지닌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부탄과 함께 ‘행복’으로 유명한 나라는 중남미의 평화국가 코스타리카다. 헌법에 ‘군대보유를 금지한’ 세계 첫 국가인 코스타리카는 그 밖에도 ‘재생에너지 사용률 90%’로도 유명하며, 신경제재단이 실시한 행복지수(Happy Planet Index)에서 1위를 차지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리스트인 니콜라스 크나스도프는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격찬했다. 코스트리카의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1만 불 수준. 국격 제고를 위해 자동차를 더 팔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더 수월한 방법이 있다. 이들은 ‘행복’이란 개념으로 전 세계의 관련 학계와 전문가, 언론계의 주목을 받는다. 국민도 행복하고, 해외의 주목도 받는 셈이다.


  부탄과 코스타리카 사람들이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공통점에는 그들의 삶의 태도와 관련이 깊다. <오래된 미래>의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인도 북부 라다크 사람이 영국에 체류하면서 했던 말은 인용한다. “이곳에서는 모든 것이 놀라울 정도로 간접적입니다.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하여 글을 쓰고 이야기하고, 어디에 가든지 화분에 담긴 식물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식물이 있고, 벽에는 나무들의 그림이 있습니다. 그리고 텔레비전은 늘 자연에 대한 프로그램을 방영합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도대체 실제의 자연과 접촉을 갖는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헬레나는 이를 다음과 해석한다. “우리는 현실에서 한 단계 떨어진 채 이미지들과 개념들에 의존하여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실제로 누리는 많은 삶의 순간은 많은 경우 ‘돈’을 매개로 한다. 과거에 인기 있었던 TV시리즈물 ‘600백만 불의 사나이’의 제목은 인간도 ‘얼마’인지 환산할 수 있다는 느낌을 준다. ‘1백만 불의 미소’ ‘천금같은 기회’ ‘백만 불짜리 습관’ 등은 어떤가? 회사 주변에는 저녁만 되면 찌라시가 깔린다. ‘외로우세요? 하룻밤 6만원에 해결하세요.’ 외로움의 값이 6만원이란 뜻일까? 우리는 어느 새 인간의 모든 가치를 값으로 표현하고, 받아들이는데 익숙해졌다.


  최근에 별세한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국가의 목표나 개인적 만족을 단순한 경제적 성장에서 찾을 수는 없다. 국민총생산(GNP)은 삼나무 숲의 파괴와 호수의 죽음, 네이팜 탄과 미사일과 핵무기의 생산으로 증가한다. GNP는 가족의 건강, 교육의 질, 놀이의 즐거움을 포함하지 않는다. 시의 아름다움이나 결혼의 가치, 우리의 유머나 용기, 지혜나 가르침, 자비나 헌신을 측정하지 않는다. GNP는 삶을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측정한다.” 사회 전반에 깊게 뿌리박은 이러한 GNP 사고가 우리의 개인 삶과 행복에도 물질을 매개로 ‘값을 매기는 습관’을 갖게 한다.


  당신이 암에 걸려 치료를 받아도, 6만원에 외로움을 해결해도 GNP는 증가한다. 그렇다고 개인의 행복도 증가하는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타서 내려앉아도 GNP의 관점에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하지만 문화유산을 잃어버려 당분간 심미적 가치를 누릴 수 없는 우리의 손실은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엘빈 토플러는 ‘보이는 부’와 ‘보이지 않는 부’를 말하면서, 돈 뿐 아니라 ‘거실의 풍경화를 보며 느끼는 문화적 욕구충족’도 보이지 않는 부로 설명한다. 그리고 미래에는 보이지 않는 부가 더 커지게 될 것이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미래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당신의 행복은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가? 오후의 따뜻한 차 한잔, 반가운 친구의 방문, 소중한 일자리에 대한 감사를 느끼고 있는가. 행복을 직접 경험하라. 물질을 통해 행복을 간접 경험할 수는 없다. 개개인의 ‘행복지수’를 만든 영국의 심리학자 로스웰이 추천하는 ‘행복도를 높이는 8가지 조언’에는 ‘물질’을 통한 간접적인 행복추구는 찾아볼 수 없다. 모두 직접적인 경험들이며, 주위의 사람들과 관련이 많다. 네이버 백과사전에 소개되어 있는 것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 -가족과 친구, 그리고 자신에게 시간을 쏟을 것
 -흥미와 취미를 가질 것
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을 것
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것
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것
 -현재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 것
 -운동하고 휴식하기
 -항상 최선을 다하되 가능한 목표를 가질 것


  이러한 ‘행복경험’을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레이몬드 박사가 임사체험자(죽음을 체험한 사람) 150명의 증언을 근거로 작성한 ‘죽음 직전의 상태’라는 연구결과와 관찰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레이몬드 박사는 ‘죽음 체험’을 통해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거치는 14단계를 묘사한다. ‘자신의 죽음의 선고가 들린다’ ‘돌연 어두운 터널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강한 고독감이 엄습한다’ ‘지금껏 알고지낸 여러 사람들이 나타난다’ ‘자신의 생명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등이 그런 단계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죽기 직전에 자신의 삶에 대한 평가를 했다.


  흥미로운 결과는 그 판단기준인데, 자신이 얼마나 돈을 벌거나 출세했든지 혹은 유명했는지 여부가 아니라 “한평생 나는 얼마나 타인과 사랑을 함께 나누었는가?”라는 기준이었다. 서로 알지 못하는 150명 대다수의 판단기준이 ‘사람과의 관계’ ‘사랑’ 등과 같은 가치로 수렴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당신은 직접적인 행복경험으로 국민총행복에 기여하고 있는가? 간접적인 ‘물질’ 소비를 통해 국민총생산에만 기여하고 있는가? 그리고 ‘한평생 나는 얼마나 타인과 사랑을 함께 나누었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변할 것인가. 이 질문이 어떤 이에게는 충격일 것이고, 어떤 이에게는 또 다른 행복의 미소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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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gyf2009.tistory.com BlogIcon 세계개척자 2010.04.03 15:51 신고

    부탄에 이런 스토리가 있었군요^^

  2. addr | edit/del | reply 김미소 2013.03.18 18:34 신고

    얼마전 (지난주 토요일? 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올라온 적이 있어요~ 부탄을 여행한 미국인 여성의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해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칼럼 감사합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신혜영 2013.03.22 16:15 신고

    행복의 기준이 돈이 아니라, 나를 둘러싼 자연, 사람과 얼마나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는지가 되면 좋겠어요. 어릴 때랑 비교해봐도 분명 누릴 것이 많아졌는데 삶은 오히려 더 피곤해진 것 같아요.. 저도 개발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남의 나라의 문화와 관습을 해치면서 가난한 나라가 발전하도록 도와줬다고 의기양양하는 야만적이고 몰이해한 섣부른 개발도 조심해야 할것 같고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란 책이 2010년 3월에 나온 이후로 이제 곧 3년이 되어간다.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는 책을 쓰자는 욕심이 아니었기에 자료를 확보하고 글을 쓰는데 걸린 시간은 15일 정도. 그 만큼 어깨에 힘을 빼고 진솔하게 썼던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오히려 담백하게 전달됐을 듯 하다. 


생각치 못했던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베스트셀러 진입은 그 만큼 스펙에 대한 부담감과 좌절이 팽배한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한편, 변화가 가능하다는 신호를 내게 알려준 계기였다. 처음 책을 기획할 때 '쓸까 말까'란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런 뒷이야기는 <청춘을 아껴봐>라는 또다른 책에서 그 때의 고민과 전후사정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땅에 던져라"라는 신호 대로 세상에 던진 이 책은 참 많은 이야기를 내게 전달해주었다.


그 변화들을 시간이 되는대로 하나둘 나눠보고자 한다.


첫번째 변화는 공공기관에서 쓰는 '표준이력서'를 대치하는 '역량중심이력서'로의 변화이다. 2013년 1월말 노동고용부는 '역량기반지원서' 등 핵심직무역량 평가모델을 발표해 '학력' '영어' 등 스펙란을 없애고 직무별 역량에 기초한 채용문화를 선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런 변화가 최소한 5년 걸릴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진행된 것이다. 


연합뉴스: '스펙란' 없는 역량기반 지원서

노동고용부 블로그: 스펙중심의 입사지원서는 가라! 능력주심의 역량지원서로 평가받자! 












고용노동부의 역량기반지원서는 문제해결능력, 목표의식, 도전정신, 글로벌마인드, 조직이해능력, 커뮤니케이션, 팀워크, 대인관계형성력 등 8개의 핵심역량을 선정해 기업별/직무별 중시되는 역량을 지원자들이 함양해나가도록 설계되었다. 



변화의 시작 

왜 학생들이 스펙에 열광하는지에 대한 문제 중 하나를 나는 그렇게 주어진 '시스템'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했고, 스펙이 아닌 다른 더 중요한 것을 주목하고 그곳에 집중하게 하는 시스템적인 '넛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곳곳에서 강연을 해가며 그런 생각을 나누었는데, 마침 2010년 7월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과에서 연락이 왔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란 책의 저자로서 "청년들의 취업을 실제적으로 도와주려면 어떤 관점에서 무엇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제안형식의 발표를 부탁받았다. 


나는 <스펙이 아닌 스토리(역량) 개발을 유도하는 고용취업정책>이란 제목의 발표자료를 준비해갔다. 발표 내용은 3개의 '정책적인 넛지' 제안을 포함했다. 발표 현장에는 국장님을 비롯 30여명의 관련 과정 과장과 사무관 등이 있었다. 

 

역량중심_이력서.pdf

3가지 정책적인 넛지 중 하나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책에도 소개된 '역량중심 이력서'(competency-based resume)의 도입이었다. 스펙의 관점으로 쓰게 되어있는 기존의 노동고용부의 표준이력서와 별 차별점을 찾을 수 없는 자기소개서 양식을 '역량중심'으로 재편하자는 제안이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사례와 이야기를 전달했고, 강연 중간과 후에 담당 과장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떻게 이런 부분을 구체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변화의 실마리가 시작되었다. 사람들은 '과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믿질 못했지만, 세상의 변화는 누군가가 믿고 안 믿는 것을 떠나 있다. 그러한 변화의 흐름이 한국에 시작되는데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앞으로 계속될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사명을 계속 생각해본다.


역량중심으로 변할 때

한번은 한 대학교에서 워크숍을 했을 때 일반 이력서의 내용과 같이 본인의 스펙을 적어보라고 한 적이 있다. 대략 3분 걸렸다. 왠만한 스펙을 기록해보니 더 이상 쓸 것이 없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역량중심 이력서'를 전달해주고, 학창시절 동안 있었던 '역량' 이야기를 써보라고 주문했다. 놀랍게도 20분이 넘어도 학생들을 '시간이 부족하다'며 더 시간을 요청했다. 그리고 앞에 나와 발표를 할 때도 자신의 이야기이기에 자신감있고 즐겁게 발표했고, 듣는 친구들도 웃으며 박수를 보내주었다.


역량중심 이력서는 이렇듯 우리에게 할 말의 기회를 돌려준다. 우리가 이야기라는 존재임을 다시한번 깨닫게 되고, 이야기를 중심으로 우리에게 부여된 독특한 역량을 생각하게 해보는 '역량기반  자기소개서'는 21세기 '드림 소사이어티'의 첫 관문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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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김성은 2013.02.11 22:37 신고

    형님 멋지십니다!! 새해에도 형님을 통해 더 가치있는 일들이 세상에 퍼져나가는 기쁜일들이 많으시길 소망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manthebrave.tistory.com BlogIcon manthebrave 2013.02.18 22:56 신고

    이 책이 막 신간으로 출간됐을 무렵이 기억나네요. 생각해보면 이 책이 나온 이후 사람들의 관심사가 스펙에서 스토리로 옮겨지지 않았나 합니다. 사회를 바꾸셨네요 한 권의 책으로.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ebask.tistory.com BlogIcon Sebas_K 2013.03.16 23:58 신고

    언제나 그렇듯, 이사님의 글을 보면 매번 배웁니다.
    이사님의 블로그를 통해 좋은 글들 잘 보고 갑니다!!





이번 1월 19일(토) 상해에서 한국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로세미나에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학교 동기인 김형준 사장이 기획을 하고 연락을 주어 친구를 만나로 가는 겸 1박2일 동안 상해에서 강연도 하고 2년전 상해엑스포의 UN관 이후에 방문하지 못했던 지역도 가볼까 합니다. 


상해에 있는 분들 중 시간되시는 분들은 참여해보세요! 참가비는 무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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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성서유니온 QT집에 실렸던 인터뷰 내용입니다. 바로 다음날 영국으로 출국했는데, 전날 진행되었던 인터뷰라 기억이 많이 납니다. 제가 왜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심정은 어떤지를 그래서 그런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곳에 했던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서 <청춘을 아껴봐>(북인더갭)의 몇 개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스토리텔러(story teller)가 아닌 실천적인 스토리두어(story doer)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김정태 팀장은 얼마 전까지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거버넌스센터’에서 홍보담당관으로 일하다가 현재 영국 경영대학원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최근 10년 동안 11권의 책을 쓰거나 번역했고, 수많은 대학교와 기업에서 글로벌 시대의 핵심 역량 등 다양한 주제의 강의를 통해 젊은이들을 격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출간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라는 책을 통해서는 스펙 열풍에 함께 휩싸여 쩔쩔매는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최고(the best)가 아니라 유일함(the only)으로 승부하라”는 힘찬 메시지를 던져 주었다.

Q: 다시 공부하기 위해 출국하신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공부를 하기 위해 떠나시는지 잠깐 소개해주십시오.

A: 지난 8월 말에 5년 동안 근무했던 유엔거버넌스센터를 퇴직하고, 영국 Hult International Business School에서 Social Entrepreneurship(사회적 기업가정신) 석사과정을 내년 8월까지 공부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은 아직 한국에서는 낯설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하버드나 영미권의 유수한 대학에서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분야이기도 합니다. 갑작스럽게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을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하느냐의 관점으로 공부를 하려고 합니다. 예컨대, 빈곤의 문제나 물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과 사회적 기업가의 정신이 서로 관련을 맺음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더욱 증진시키고 활성화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정부나 유엔 등에서 일해 온 것이 비즈니스가 지닌 여러 잠재력과 만난다면 훨씬 더 좋은 흐름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런 것으로 더는 만족을 못하고 사회적으로 무엇인가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그런데 유엔 산하 기구에서 근무하는 일은 사람들이 부러워할 수 있는 좋은 자리라고 생각하는데, 그 자리를 포기하고 다시 새로운 길에 서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요? 

A: 사람들이 보통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그 익숙한 직(職)을 버리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저도 유엔을 그만둔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저는 늘 제가 평생 추구해야 할 업(業)이 무엇인지에 주목합니다. 이 업(業)은 다른 말로 ‘소명’(calling)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명(업)이 무엇인지 알고 그 부르심에 좀 더 충실하다면 지금 아무리 좋은 직(職)을 가지고 있더라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업이 확실하다면 뭔가 직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직에 도전하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소명의 길을 가기 위해 모세는 애굽 왕자의 신분을 벗어나야 했고, 요셉도 자기에게 익숙했던 색동옷을 벗어나야 했습니다. 그것은 어찌 보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매우 어색한 곳으로 부르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은 대게 제가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고, 그래서 그 곳은 믿음을 요하는 어색한 공간이었습니다. 요셉에게는 색동옷을 버리고 가게 된 웅덩이가 그곳이었고, 모세에게는 바로의 궁전을 떠난 광야가 그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색한 공간으로는 부르시지만, 거기서 쓰시는 것은 이미 하나님이 주셔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내 몸에 익은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고 요구하시는 것은 그 사람에게 아주 익숙한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요셉에게 감옥은 분명 어색한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하나님이 그를 사용하시는 것은 그에게 익숙한 해몽을 통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냥 단순한 해몽에서 그치지 않고, 요셉이 바로의 꿈을 해몽한 후에 한 가지 더 말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흉년과 풍년의 때를 내다보고 국가의 정책을 세우는 아이디어를 낸 것입니다. 이는 요셉이 갑자기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 아니라, 이미 감옥에서 국정관리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들과 대화를 통해 이런저런 국정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정책을 익숙하게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처럼 내가 불편한 곳으로 나를 부르시는 경우가 있지만 결국 하나님이 나를 쓰시는 것은 나에게 익숙한 것, 이미 내게 주신 것을 요구하십니다. 그러므로 낯선 길, 어색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미 내 손에 주셔서 손에 익은 지팡이 하나, 그리고 오병이어를 이 세상을 위해 던지기만 한다면, 살아 움직이는 기적이 되고 엄청난 광주리가 되어 쓰고도 남음이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제게는 유엔이라는 좋은 직장이 너무도 익숙해서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를 그냥 묻어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불편한 곳으로 나를 옮겨 다시 불을 지피고 싶었습니다. 낯선 길이겠지만 익숙한 것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Q: 결국 하나님의 부르심에 집중하며 가는 길은, 그 업이 바뀌지 않는 한 직은 여러 모양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군요.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낯선 곳으로 부르시는 것 같지만 그곳에서 익숙한 것을 사용하신다는 말씀이 큰 격려가 됩니다.

A: 룻도 자기가 나고 자란 고향의 편안함을 떠나 시어머니인 나오미를 따라 아주 어색한 공간으로 이동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룻은 그 어색한 곳에서 자신에게 있는 매우 익숙한 친절을 베풀며 살아갑니다. 평소 나오미에게 행했던 아주 익숙한 친절을 다른 사람에게도 행했고, 결국 보아스에게까지 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룻기에서 보아스가 룻에게 한 말을 보면, ‘네가 네 시모에게 어떻게 했는지 다 들었다’고 했습니다. 낯선 곳에서 그의 익숙한 성품이 발휘된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이미 우리가 지니고 있는 익숙한 성품이나 행동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일을 이루어가십니다.
 
며칠 전 한국리더십학교 학교장이신 이장로 교수님을 만나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출국을 앞둔 제게 큰 격려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장로님 자신도 34세의 한창 젊은 때에 경희대 교수직을 박차고, 사모님과 함께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국유학을 떠났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이대로가 오히려 안전한 것 같지만 그 안전함을 버리고, 낯선 곳으로 길을 떠났을 때 거기 믿음의 공간이 생기고, 새로운 기적을 경험하는 스토리가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지금 제 나이와 같아서인지, 그분의 격려와 기도가 제게는 말할 수 없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100퍼센트 확신이 어디 있겠느냐, 100퍼센트의 믿음으로 도전을 하는 것이지” 하시며 기도해주실 때, 마치 히브리서에서 우리의 모든 것을 경험하여 아시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Q: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책으로 많이 알려지셨는데, 어떻게 해서 스토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까? 

A: 대학 때 CCC활동을 했는데 수련회나 캠프 등에서 저녁에 ‘라이프스토리’라는 것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것을 하는 데는 어떤 특별한 기술이나 방법이 필요하지 않았고, 스토리를 잘 말하기 위해서 미리 어디서 배워 온 적들도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쭉 펼쳐 가면 모두들 그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사람이 또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러면서 ‘아, 너도 그런 경험이 있었구나. 나도 그런데…’하며 서로 놀라기도 하고 공감하는 장이 마련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내재적으로 깨닫게 된 것은 ‘정말 재미있는 것은 스토리구나. 그리고 그것을 밖으로 꺼내놓지 않는 한 결코 모르는 사실이구나.’하는 점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는 지금 그의 전공이 무엇이며, 장래 희망이 무엇인지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의 진면목인 내면까지는 알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면의 이야기를 하는 순간 터져 나오는 것이 스토리이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콘텐츠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제가 대학생활하면서 못했던 것들이 참 많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장학금도 한번 못 받아봤고 스펙도 없고 인턴쉽 등도 해 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항상 방학 때마다 단기선교를 가다보니 그랬습니다. 그런데 졸업한 이후를 돌아보면 어떻게 나는 이런 스펙이 부족한데도 그런 것들이 상쇄되었을까 하는 점들을 보았을 때, 스펙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물론 스펙이 있으면 좋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스펙이 다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스토리라는 것이 어느 순간 깨달아졌고, 그러면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명제가 완성이 되었습니다. ‘아, 이 메시지를 한번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면 사람들에게 전달해보자.’ 하는 것이 머릿속에 착상이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하나님이 제게 익숙한 것을 사용하시어 제 개인적인 고백들과 연결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되어 15일 만에 책이 완성되었고, 곧바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대하지 않은 수많은 피드백들을 받으면서, 이 책은 제가 잘나서 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통해 지팡이를 던지게 하심으로 기적을 만드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Q: 15일 만에 베스트셀러를 집필하신 사실이 놀랍습니다. 이미 글쓰기나 책읽기의 내공이 쌓여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벌써 10여권의 책을 낼 수 있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A: 어렸을 때부터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했습니다. 아마 제 성경이 매우 내성적이었고 친구가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 입학 즈음에 어떤 분의 칼럼에서 대학생이 학교를 졸업하는 동안 100권의 책을 못 읽고 졸업한다고 호통을 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대학생이 4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지 않고 졸업을 할까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분이 대학생을 잘못 알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저는 졸업할 때까지 1000권을 읽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한권 읽을 때마다 일일이 적기 시작했는데, 결국 다 읽진 못하고 700권 정도를 읽게 되었고, 대학원까지 합해서 1300권 정도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 사고가 개발되었기 때문에 글 쓰는 일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말하는 부분에 자신감이 없었는데, 많은 책읽기를 통해서 말하기 부분도 하나님이 주신 은사로 받게 된 것 같습니다. ‘은사’라는 것은 나를 위해 쓰면 드러나지 않는데, 누군가 찾아와서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남을 위해 쓰는 달란트는 얼마든지 부어주셨습니다. 내가 전혀 자신이 없던 영역이라도 하나님께서 무궁무진하게 쏟아부어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또 그동안 책읽기를 통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과 말이 익숙하게 훈련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글쓰기는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에 하나님께서 “네 손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시는 것을 듣게 되었고,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아, 나에게는 어렸을 때 선생님이 칭찬해주셨던 펜이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선생님이 제게 필통을 주시면서 글을 잘 쓴다고 칭찬해 주셨는데, 그때부터 글쓰기가 제게는 자유롭고 익숙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글쓰기를 해 왔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교지에, 대학부 때는 교회주보에, 군대 갔을 때도 매주 군사편지를 보내며 주보에 실었고, 오마이뉴스 기자, CCC편지 기자도 하면서 계속 어딘가에 글을 썼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글쓰기 작업들은 스펙 때문에 한 것이 아니라 제가 좋아서, 원해서 해왔던 것들이었습니다.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까 제가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책을 잘 쓸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글쓰기가 선행되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제게는 무엇이 있느냐고 물으셨을 때, 제 손에 있는 것은 펜이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몽당연필이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제 손 위에 하나님의 손을 얹어 일하신다는 확신을 갖고 하나님의 손에 맡겨드릴 수만 있다면 그 나머지는 그분이 알아서 해 주실 것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펜의 종류가 무엇이든, 나의 필력이 얼마나 되든 그것은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맡길 수 있는 믿음만 있으면 된다는 것을 그때 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강력한 도우심으로 책 한권을 15일 정도 써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오랫동안 썼던 어떤 글과 책보다 세상에 주는 파급효과가 컸습니다. 출애굽기 4장을 보면 모세의 지팡이가 모세의 손에만 있으면 그냥 지팡이에 지나지 않았지만, 후반절을 보면 모세가 하나님 지팡이를 손에 잡았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는 엄청난 변화입니다. 

Q: 많은 책을 쓰고, 수많은 강의를 감당하면서 일상적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시간이 빠듯할 것 같습니다. 평소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요? 또 일반적인 책읽기와 더불어 개인적인 성경묵상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A: 사실 시간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저는 우리 일상에서 세 가지만 절제하면 굉장히 놀라운 결과들을 낳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 폰과 TV, 그리고 자동차입니다. 지금 제 일상에는 이 세 가지가 없습니다. 직장인이 하루 평균 4시간씩 TV를 시청한다는 보고가 있는데, 그렇게 보면 저는 일주일 동안 28시간이나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데 보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매일 통근시간을 더하면 남는 시간이 정말 많습니다. 사람들이 종종 제게 도대체 언제 책을 읽고 쓰냐고 질문하면 저는 도리어 그들에게 질문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은데 왜 그러냐고?’
저는 제 일상의 환경을 의도적으로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수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게임을 좋아하고, TV시청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그 앞에는 장사가 없습니다. 리모컨을 만지다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한두 시간 훌쩍 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그런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젊은이들에게 자주 “삶은 디자인”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생각하는 대로 사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그러다보니 사는 대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우리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사는 환경을 디자인할 수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또 원하는 방향으로 우리의 방을 디자인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디자인하게 되면 그 방향으로 살아지게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요즘 젊은이들이 애용하는 세 가지를 안 쓰는 것입니다.
 
성경묵상은 예전에는 그저 성경을 읽는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 이야기와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스토리에 집중하여 읽습니다. 룻이나 다윗 등 성경의 인물들을 보면서 성공적인 관점, 결론적인 시점에서 이야기를 정리하고 교훈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하나님이 그들을 인도해 가시는 과정을 찬찬히 살펴 읽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관여하시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 주목하여 보면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는 아무래도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다보니 문자 중심이어서인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그 안에서 저를 만나주시고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의 세미한 음성을 많이 듣게 됩니다. 앞으로는 성경의 스토리를 책으로 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성공을 단념하자 성장하기 시작했고, 비교를 멈추자 구별되기 시작했고, 최고를 포기하자 유일의 길로 나아가게 되었고, 상품을 포기하자 작품으로 변해갔고, 욕망을 내려놓자 만족이 찾아왔고, 경쟁을 피하자 공존이 가능했고,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고 말하는 사람, 그의 이야기가 다시 우리의 이야기들에 뜨거운 불을 지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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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이주현 2012.03.30 19:03 신고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언제나 영감을 얻고 갑니다.

    저는 최근에 한국에서 공예디자인 사업가/교육가 세분을 베트남으로 모시고 와서, 제가 같이 일하고 있는 호이안이라 도시의 정부와 연결 시켜 보았습니다. 호이안 도시 성장의 주 잠재요인인 수공예 산업의 창조역량을 키워서 앞으로 양국 간에 도시대 도시로 합동 작품을 만들고 수출 시장을 개척하게 될 것 같습니다. 실험이였는데, UN의 일반적인 정책 지원보다 훨씬 지역사람들의 참여가 참여가 컸습니다.

    창조적인 결합, 연결이 사회를 바꾸는 일들이 조금씩 일어 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사례들/ 아이디어 들 많이 올려 주세요. 베트남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지 생각해 보고 싶네요~
    공부 잘 마치시고, 또 오겠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이주현 2012.04.06 02:39 신고

    네! 조만간 보고서 공유할께요. 일이 바빠서 아직 초안만 잡아 놨거든요. 같이 의견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베트남에서 일 하면서 점점 관심을 키워가는 key word는 design thinking, strategic planning, leadership, governance 입니다. 결국 개발 협력에서 꼭 필요한 부분은 이 4가지 정도 라는 생각이 프로젝 한 건 한 건 할때 마다 강하게 듭니다. 개발 협력이던, 선진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던, 핵심 value는 같은 게 아닐까요? 가끔 김정태 선생님 글 읽으면 공감 되는 부분이 참으로 많습니다.

    언제 베트남이던 영국이던 한국이던 한 번 뵙고 개발협력 분야에서 새롭고 효율적인 접근 들에 대해 좋은 의견 많이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도 수고하세요!!

  3. addr | edit/del | reply Cloe 2012.04.15 01:45 신고

    우와.... 정말 감동하며 읽었어요. 책, 글, 신앙, 말씀, 거버넌스, 비지니스를 통한 개발... 제가 다 관심있고 좋아하고 그런 단어들인데ㅜㅜ롤모델로 삼고 싶어요! 책도 당장 주문해버렸어요ㅎㅎ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naver.com/heewan7 BlogIcon Heewan 2013.01.16 11:53 신고

    정말 이 블로그를 알게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목표하던 공부를 접고 사명 안에서 국제협력개발에 목표를 두게된 저로서는 직접 활동하시는 활동가분을 만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안개속에서 빛을 만난 기분이 이런 것인가 봅니다. 이렇게 훌륭한 블로그가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신앙인이라는 것에서는 감동받았습니다. 블로그에서 많이 배워가겠습니다. 승리하세요!



“정태, 너는 왜 이런 일들을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거야?”
 

한 외국인 친구가 내게 물었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자기 나

라의 언어로 된 동화책을 기획해 보급하는 ‘북스포인터내셔널’의 혁

신모델을 비즈니스공모전에 제출하면서 인터뷰를 마친 직후였다.

‘시간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어떤 책을 추천해주고 싶으세요?’ 같

은 질문은 쉽게 답할 수 있지만, 그만큼 깊은 답이 나오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친구의 질문은 쉽게 만나기 어려운 질문이다. 그것은 ‘왜?’

를 물어보기 때문이다. 너는 왜 사니?


 

 

그 질문을 마치 10년이나 기다려왔다는 듯 나는 주저함 없이 대답했다.
그때 내가 한 답변을 독자들은 이 책 어디인가에서 발견할 수있을 것이다.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를 아는 것만큼 기쁜 일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 책은 내가 살아갈 이유를 발견하도록 도왔던 많은 체험과 만남을 되돌아보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행복하고 보람차고 의미있는 시간을
회상하기도 했지만, 슬프고 부끄럽고 낙심한 시간과도 다시
조우해야 했다. 굳이 밝혀야 하나 주저하게 만드는 부끄러운 
경험과 실수조차도 나눌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이 진정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만드는지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태어난 윌슨 벤틀리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선물해준 현미경으로 자연을 관찰하는 걸 좋아했다. 현미경으로 바라

본 것 중에 그가 특히 매료된 것은 눈송이였다. 그 아름다움에 빠져든

윌슨은 금세 녹아버리는 눈송이를 사진으로 남겨보고 싶었다. 1885

년 특별하게 고안된 카메라로 그는 세계 최초로 눈 결정 사진을 찍는

데 성공했고, 평생 5천장 이상의 눈 결정 사진을 찍었다. 현재 버몬트

과학박물관에 전시된 그의 사진을 보면 누구나 놀라운 사실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5천개의 눈송이 모두 똑같은 디자인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월슨은 ‘모든 눈송이는 각각 세상에 하나뿐인 걸작

이다. 하나가 녹아 없어지면 그 걸작은 영원히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눈은 하늘에서 내려오면서 자기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완성해간다. 세

차게 불어오는 바람, 대기 중의 이물질에서 받는 상처와 간섭은 눈의

결정을 독특하게 가다듬어준다. 눈이 땅에 도착하는 여정은 결국 걸

작을 탄생시키는 위대한 조각칼과의 만남인 셈이다. 


'책머리에' 



그동안 많은 고민과 글쓰기에 대상이었던 <청춘을 아껴봐>(북인더갭)란 책이 드디어 서점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청바지를 입고 앉아있는 3명의 청춘, 그리고 그들의 운동화는 '나이와 상관없는' 우리 모두의 청춘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가진 다재다능, 유한한 시간과 따뜻한 마음은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요? 청춘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청춘이 진정 청춘이 되기 위한 저의 생각을 담아봤습니다. 

특히 제 사상의 배경이 되는 크리스천으로서의 신앙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이 책에서 제가 대학생이 되면서 '크리스천'으로 살게 된 이야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를 쓰게 된 흥미진진한 배경, 국제활동을 하고자 하는 친구들에게 보내는 조언, 그리고 무엇보다 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많이 기다려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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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www.crosstheborder.co.kr BlogIcon 김주헌 2012.03.26 22:35 신고

    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네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 놓으셨을라나 이런저런 기분좋은 궁금증이 생기네요. 스토리가 스펙을...을 언급하셨던 목사님께도 하나 선물해야겠습니다.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BlogIcon 장채원 2012.03.28 19:54 신고

    저번에 악어 이야기에서 스토리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신 게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에요.
    참, 'danhovision@hanmail.net'로 메일을 보냈는데 확인하셨는지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참 든든한 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

  3. addr | edit/del | reply 우와.... 2012.04.14 18:44 신고

    맘에 드는 신간이 나왔길래 볼까 했는데 이름이 낯익어서 보니.... 제가 자주오던 이 곳으로 연결되네요. 깜짝 놀랐어요. 주문해야겠어요!!

  4. addr | edit/del | reply 류승완 2012.04.18 20:58 신고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가 제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었는데, 이책 또한 꼭 만나보고 싶습니다!! ㅎㅎ

  5. addr | edit/del | reply 우와...님과 2012.09.20 09:59 신고

    같은 댓글이네요.ㅎㅎㅎ 저도 '어 이 책 읽어봐야겠다'해서 봤는데 저자가 김정태님이셔서 놀랐네요.ㅎㅎㅎ 혹시 동명이인인가 했어요.ㅎㅎㅎㅎ

Special Part 2
스토리텔링 시대
인재를 만나다
같은 경험을 해도 이를 자신만의 이야기로 만들어 세상과 소통하는 것은 쉽지 않다. 스토리텔링에 강한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토리텔링 시대에 걸맞은 인재 3인방을 만나 키워드를 물었다.
취재 민경순(hellela@naver.com)·홍혜경 리포터(hkhong 11@naver.com) 사진 이의종

 
Interview 1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저자 김정태

[##_1N_##]

스토리텔링의 힘은 ‘스토리 + 행동’에서 나온다
 

스펙쌓기 열풍이 부는 가운데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로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김정태 씨. 작년 8월까지 유엔 거버 넌스센터 홍보 팀장으로 일하던 그는 탄탄한 직장을 그만두고 사회적 기업가 MBA과정을 밟기 위해 영국유학길에 올랐다. 자신의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그가 말하는 스토리텔링의 힘은 뭘까. 


마케팅 경험 전무 한 그가 선택받은 이유
2007년부터 작년 8월까지 유엔 거버 넌스센터 홍보 팀장으로 근무한 김정태(35)씨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소외된 90%를 위한 디자인>을 비롯해 10여 권의 책을 냈다. 비전과 리더십, 청년역량 개발 등의 주제로 강의하며 활발하게 활동해온 그는 스물여덟 살에 해외의 유명 화장품 한국지사 인턴에 응모했다.
 

꼭 인턴을 하려고 했다기보다 치열한 경쟁을 경험하고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는 김씨는 “지원자가 대부분 마케팅과 관련된 활동을 한 사람들이었다. 반면 나는 마케팅관련 활동을 한번도 한 적 없었다”며 인사담당자가 그 점을 지적, 압박 질문을 하자 순간 오기가 생겨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면서 반문했다고 “.화장품회사가 뭐하는 것이냐? 더 많은 화장품을 팔아야 하는거 아니냐? 나는 남자 화장품이 스킨이나 로션밖에 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다. 나 같은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 어떻게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겠냐?”는 반문에 담당자는 할 말을 잃었고, 인턴기회는 그에게 주어졌다.
유엔 거버 넌스센터에 입사할 때도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선발된 것은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재능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한 결과라는 김씨는“유엔 거버 넌스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일하기 때문에 그 나라의 정서를 이해해야 한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며 이러한 인문학적 소양이 밑바탕될 때 업무에서도 효율적인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감성을 움직이는 스토리텔링 능력을 키워라
김씨는 스펙중심의 사고는 자기 계발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과 견주어 뛰어나야 의미가 있지만, 스토리에는 성공뿐만 아니라 실패도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실패 사례를 통해 자신의 열정과 추진력을 보여줄 수 있으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필요한 역량을 어떻게 키워왔는지 보여줄 수 있기 때문.

스펙은 자신보다 점수가 높은 사람이 나타나면 의미가 없어지지만, 스토리텔링은 그 사람의 배경이나 경험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성을 움직인다. 그는 스토리텔링이란 단지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은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극장에 가서 주인공이 첫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한자리에서 말만 한다면 아무리 재밌는 이야기라도 지루할 수밖에 없다. 취직을 준비하든, 어떤 분야에스토리텔링을 활용하든 ‘행동’에 대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스토리텔링에서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일부분이다. 하지만 자신의 스토리를 제대로 만들 줄 알고, 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듣는 사람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람은 어디서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스토리텔링 능력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경험’이다.

“이야기 과정이 재미있고 역동적이려면 스토리를 끌어가는 사건과 과정이 필요합니다. 아무 사건도 없이 밋밋한 영화나 책은 듣는 이의 공감을 얻지 못하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가려면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 내 삶과 재능을 통해 해결하고 싶은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는 경험을 많이 해보길 권합니다.”


기사가 몇 군데 오류가 있어 바로잡으려고 올립니다~
 

1. 사회적기업가정신 석사과정인데 MBA라고 표현되어 있네요. Master of Social Entrepreneurship 과정으로 MBA 과목과 비슷한데, 주로 소셜혁신과 BOP 등에 강조점을 둡니다.

2.  해당 화장품 회사에는 인턴을 한 게 아니라, 3차까지 진출해 캠프에 참석했습니다. 1차 지원이 1,200명이었고, 마지막 3차 캠프까지 30명으로 뽑혔는데, 참 막막했던 경험이었습니다. 마케팅이나 경영학 기본개념을 그 당시에는 전혀 문외한이었거든요. 그때 느낌은 자신의 단점도 진솔하고 진정성있게 말하면, 그것도 통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3. 기사 시리즈의 전편인 '세상을 바꾼 스토리텔링의 힘'도 읽어보시면 흥미로울 겁니다. 
http://www.miznaeil.com/community/board_view.asp?alcode=01&aIdx=18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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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으로 유학을 오기 직전 서울에서 했던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한 강의를 마치고 나서려는 순간 한 고3 여학생이 내게 비닐봉투를 전달해주었다. 오는 길에 열어보니 무려 '14장의 자필편지'와 영문으로된 '비전에세이' 그리고 자신의 사명과 2062년까지의 목표를 적어놓은 코팅된 '사명선언서'가 적혀있었다.

당시 직장을 정리하고 서울집을 빼고, 처가(의정부 포천) 마당에 컨테이너 2개를 사서 그곳에 이사짐을 옮기는 과정인지라 집중해서 꼼꼼히 읽을 수 없을 것 같아, 영국으로 가는 짐에 부쳐놓았다. 그리고 런던에 와서 한장 한장 감탄하며 읽어볼 수 있었다. 

이제 2012학번이 되어 대학생활을 시작한 이 학생은 세계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 특히 그 접근으로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전공도 그와 관련된 것으로 선택했다고 한다. 자신이 무엇에 끌리는지,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발견한 사람들은 보통 이와 같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행 멋있기 때문에 그렇지 않고, 자신에게서 흘러넘치는 소망과 열정을 내보인다. 

"나의 비전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그들이 사회의 성찰적 민주시민으로 성장하여 자기 사회의 문제를 스스로 의식하고 해결할 수 있게 할 사회적 여건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범국가적 사회적기업 연합기구(IOSEH: 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ocial Enterpreises for Happiness)를 창설하여 식량, 기아문제해결, 교육지원 등의 사회 인프라구축과 동시에 전 세계 사회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다." 

몇 줄에 불과한 글일 수도 있지만, 이러한 '사명선언'이 나오기 위해 어떠한 노력, 고민, 갈등, 행복을 경험했을까. 사회가 변화하면서 대한민국과 세계의 부족한 곳에 자신이 가진 고귀한 빛을 나누고, 공존하고자 하는 이러한 비전을 가진 청소년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 21세기의 모든 역사가 계속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빈곤, 기후변화, 인권 등 여전히 문제는 악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맞추어 더욱 강력해진 인적자원들도 양성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사람인데, 그 사람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해결에 가장 강력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느낀다.

할 말이 많다는 것.. 술을 먹고서 할 말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이유를 깨닫고, 그것에 대해 14장이 되도록 쏟아내고 나눌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앞으로 대한민국을 그래도 기대하게 할 '글로벌스토리세대'의 등장을 보여준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 내일 런던 템즈강변에서 영국으로 찾아온 이 학생과 함께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이제는 나를 놀래주는, 나를 가르쳐주는 후배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나이가 되었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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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효정 2012.01.21 23:00 신고

    멋진 배경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2. addr | edit/del | reply 2012.01.29 21:32

    비밀댓글입니다

  3. addr | edit/del | reply 이해인 2012.01.31 02:09 신고

    우와.. 정말 대단한 학생이네요. 제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 미팅이 어땠는지 포스팅 올려주시면 안되나요? 어떤 대화가 오갔을지 궁금하네요!!!ㅎㅎ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optimies.tistory.com BlogIcon optimieS 2012.02.21 22:35 신고

    우연히 접한 블로그 글의 4살 어린 한 여학생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네요..

    정말 대단한 학생인걸요! 저도 대화가 궁금합니다.ㅎㅎ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blog.naver.com/kksofficer BlogIcon 김경식 2012.03.21 11:51 신고

    참 멋진 학생이네요 저도 비슷한 꿈을 꿔 봅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2012.08.12 20:23

    비밀댓글입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를 읽고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주고 계십니다. 밑에 있는 한 독자도 자신이 왜 '건축공학과'를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즐거웠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길이고, 자신의 선택이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중국 쓰촨성 지진'이라는, 누구에게나 흔한 소식일 수 있던 그것이 본인에게 '거룩한 불만족'(holy discontent)이 되어, 그것에 반응을 하는, '스토리두어'(story doer)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네요. 그 마음 잊지마시고 힘내시길 응원합니다.





취업 전쟁 속에서 방향성을 잃고 남들처럼 그저 발버둥치고 허우적 대고 있었는데 이제 저 멀리 방향을 알려주는 깃발이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군에 들어가기 전 비전을 달라고 하나님께 비전을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었어요, 그리고 들어간 군대에서 다독을 하면서 다양한 간접경험을 하게 되었고, 제가 건축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그쪽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많은 재능을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던 중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이 일어나게 되었고 그로인해 공사비를 아끼기 부실공사를 했던 수많은 주택과 학교 등에 있던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다는 기사를 전해 듣고 저는 그때서야 확실히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게 있는 달란트를 개발해서 그것을 통해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그 결심을 하고나서 저는 바로 건축공학과로 전과를 하였고 이전에 공부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공부의 즐거움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목표가 있어서 그랬는지 집중도 잘되고 그전 전공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게 되었어요. 

 
하지만 그 기쁨과 열정이 4학년이 되고 취업이라는 산을 만나고서 몇 번 실패의 고배를 마시고 나니 조금씩 흔들리고 자신감을 잃어 가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작은 믿음이지만 그 믿음이 있어 기도하고 매달리며 간신히 힘내서 다시 오르고 또 다시 오르고 그러던 중이였어요. 그러던 중 김정태님의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키햐~ 책을 읽으면서 제가 왜 건축을 공부하게 되었나 다시 되돌아 볼 수 있게 되었구요. 정말 궁금했던 부분인 역량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감동과 힘을 주셨는데 그와 함께 많은 숙제도 저에게 주셨어요.ㅋ 그래서 더 감사합니다. 이제 그 숙제들을 통해 제가 더 성장할 것이니까요! 

 
이 책을 제 주변에 동일한 고민을 하고 있는 저의 많은 친구들에게 어서 추천을 해주고 싶습니다. 친구 중에 한 놈은 대기업 면접까지 가서 몇 번이고 똑같은 기업에서 면접에서만 계속 떨어져 자신은 역량이 안되나봐 왜 떨어지는지 모르겠어 하고 심하게 자책하고 비관하면서 다른 분야로 나아가야 하나봐 하는 친구 녀석이 있어요.

 
이 책을 보면서 그 친구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스펙이면 다 된다는 것, 역량이 타고만 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등 이 책을 보면 그런 잘못된 고정관념들이 깨질 것이라는 것이 보였거든요. 그 친구만 만나면 경험도 없고 뭐라고 위로해 주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었는데 이 책 하나 선물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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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2살을 넘으면서 왕성한 자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밥 먹는 시간이 되면..
"안돼" 하면서 그 입을 이 놈은 좀처럼 열지 않는다.

아내와 나는 복음성가를 개사를 해서 부르곤 했다.
"굳게 닫힌 저 입을 보고~ 그 누가 좋아하리요~"

오늘 아침식사에서도 맛있는 소시지를 주었는데도 반응이 별로다.
이런 날은 가끔 '스토리'를 활용한다. 어제 아내와 아들이 런던아쿠아리움에 갔다와서, 한결이가 악어를 보고왔다고 했다. 악어는 입을 크게 벌리지 않는가?? 밥을 먹기 위해 한결이의 입을 벌리기 위해서는 기막힌 스토리텔링의 소재였다!




"한결아, 어제 악어 봤지?"
"응"
(수저에 계란이랑 밥을 얹어놓고)
"한결아, 이건 악어밥인데 악어밥이 공중을 놀러다니며, 악어를 찾고 있어요. 랄랄라~ 랄랄라~"



한결이는 이야기가 시작되니 딴짓을 그만두고 집중을 합니다.
저는 이야기를 계속하죠.

"제일 입을 크게 벌리는 악어에게 들어갈꺼야. 악어밥이 말했어요. 누가 입을 크게 벌렸지?"

그러니 한결이는 자기가 악어라면서, 입을 크게 벌립니다. "아~악~"
그리고 악어밥은 쏙~ '악어'입으로 들어갔지요.
그렇게 밥을 먹였습니다. ㅎㅎ

계란이 단백질이 얼마나 좋고, 영양에 좋은지 아무리 말해도 아이는 귀찮아 합니다. 그런데, 그냥 밥이 아니라, 그것이 이야기의 소재로 쓰이게 되면, 자기가 주인공인마냥 얼마든지 '악어'로 둔갑해 입을 크게 벌리지요.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는 것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경험입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제게 경험담과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계시는데, 이곳 블로그에도
조만간 조금씩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토리가 스펙을 이긴다>의 제2편인 <지금 고독해야 미래에 외롭지 않다>도 잘 준비되고 있습니다.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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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2011.11.26 22:11

    비밀댓글입니다

    • addr | edit/del 김현주 2011.11.26 22:28 신고

      아 한결이가 밥먹는 모습이 상상되요 ㅋㅋ^^*

  2. addr | edit/del | reply 유진 2011.11.26 23:31 신고

    아 너무 사랑스럽네요
    책도 정말 기대가 되구요!

  3. addr | edit/del | reply 신지혜 2011.11.29 10:52 신고

    마치, 탈무드 책을 읽는듯한~ ㅎㅎ,, 지혜로움이 묻어나는 글 감사히 읽고가요~